한국 대표 프린터 전문기업 신도리코, 3D프린터 제조 뛰어든다

지난 반세기 한국 프린터 시장을 주도해 온 신도리코가 3D프린터 제조산업에 뛰어든다. 중소·벤처기업이 중심이던 국내 3D프린터 시장에 50여년 역사의 중량감있는 전문기업이 가세함에 따라 국내 3D프린터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외 주요 전자업계와 프린터업계가 3D프린터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신도리코의 이번 결정이 타 경쟁사들의 행보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신도리코(대표 우석형)는 3D프린터를 독자 개발, 제조 및 유통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11일 밝혔다. 첫 복사기 생산 후 50여년만으로 ‘복사기’ ‘프린터’ ‘3D프린터’로 이어지는 ‘2D·3D 인쇄 솔루션’을 갖추게 됐다.

CES2015에 전시한 신도리코 3D 프린터
CES2015에 전시한 신도리코 3D 프린터

이번 개발한 3D프린터는 FFF(또는 FDM) 방식으로 보급형 시장을 겨냥했다. 이 방식은 필라멘트라 불리는 플라스틱 재질을 얇은 실처럼 만들어 원료로 쓰는 구조로 사용이 편리해 보급형 시장에서 널리 채택되고 있다. 출력 제품 크기는 최대 200×200×200㎜이며 적층 두께는 0.07㎜까지 가능해 정밀한 출력이 가능하다.

사용 편의를 위해 5인치 컬러 터치 LCD를 장착했으며 스마트폰으로 출력 상황을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는 ‘스테이터스 모니터’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이 기능은 프린터 내부의 카메라 영상을 실시간으로 스마트폰 전용 앱에서 확인 가능해 출력 도중 발생할 수 있는 필라멘트 소진, 내부 결함 문제 등에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다.

신도리코가 독자 개발한 첫 3D프린터 <사진=신도리코>
신도리코가 독자 개발한 첫 3D프린터 <사진=신도리코>

이 외에도 고가 모델에서 채택하던 밀폐형 외장·탈취 필터를 장착해 소음을 방지하고 친환경성을 강화했다. 영국 탠저린사와 협업한 외장 디자인은 디자인 특허를 획득했으며 카트리지 내 필라멘트 자동 보급 기술도 향후 세계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도리코는 이번 독자 개발을 위해 미국 반도체 전문 업체 ‘마벨’과 기술 협업을 진행해 지난 CES 2015에 마벨사 부스를 통해 3D프린터를 공개했다. 마벨은 저장장치, 통신과 관련된 시스템 온 칩(SoC) 전문 설계업체로 최근 3D프린팅 지원 칩 개발, 보급에도 나선바 있다. 이번 제품에 쓰인 마벨의 ‘88PA6120’ 칩은 533㎒의 ARM v7 호환 제품으로 최근 3D프린터 시장에서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은 “사무기기 부문의 개발, 생산 그리고 서비스 경험을 기반으로 3D프린터 분야에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게 됐다”며 “세계 유수의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글로벌 위상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신도리코 이병백 전무가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자사 3D프린터를 시연하는 모습
신도리코 이병백 전무가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자사 3D프린터를 시연하는 모습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