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술관에서 우리는 작품을 감상하며 즐거워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며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우리가 미술관에서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은 큐레이터 덕분이다. 흔히 큐레이터는 전시를 구성하고 기획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큐레이터가 하는 일의 일부다. 미술관 자료정리, 수집, 미술관의 교육 프로그램과 학예 조사, 연구를 책임지는 등 큐레이터의 임무는 막중하다.
전시기획을 꿈꾸는 미대생이라면 한 번쯤 꿈꿔봤을 큐레이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해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박현(홍익대·24)씨를 만났다. 그녀는 현재 예술학을 전공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는 다소 생소한 편인데 무엇을 하는 곳인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작가들을 위한 스튜디오다.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한 신진작가들에게 안정된 작업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작품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인턴으로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
▲주로 해외작가들의 생활을 도우며 그들과 소통하는 게 주 업무며 이외에도 안내문 작성이나 전시업무보조 같은 활동을 한다.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인턴에 지원하게 된 경로와 계기는.
▲원래부터 큐레이터가 되는 게 꿈이었다. 인턴을 하기 전에도 미술관에서 도슨트 아르바이트나 관련된 활동들을 하면서 차근차근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 준비해왔다. 그때부터 인턴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렇게 인턴 채용 공고가 올라오기를 기다리다가 때마침 지난해 하계 인턴 모집이 시작됐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지원하게 됐다.
학교와 연관된 인턴십이라 교내 취업진로센터에서 지원해줬기 때문에 수월하게 지원할 수 있었다. 큐레이터가 되길 원한다면 이런 미술관 혹은 박물관 관련 인턴은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스펙이 될 뿐만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선배 큐레이터와 함께 일하며 큐레이터 업무에 대한 많은 것을 직접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다.
-관련 전공자들이 꽤 탐내는 인기가 많은 인턴십으로 알고 있는데.
▲큐레이터라는 확고한 목표가 있었고 그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는 것에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전에도 아트페어 경험이나 도슨트 활동 같은 관련된 일을 계속해서 해왔다. 그런 활동에서 나타난 진정성을 좋게 봐준 것 같다. 그리고 업무 특성상 외국어를 잘 해야 하는데 그 점도 가점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해당 인턴십의 장단점은.
▲힘든 점은 외국어 부분이다. 해외작가와 소통을 해야하다보니 아무래도 힘들 때가 좀 있다. 물론 외국어를 사용하는 것도 힘들긴 하지만 이것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니까 단점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장점도 많다. 그냥 보여주기 위한 스펙이 아니라 직접 발로 뛰며 얻는 생생한 현장 경험이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됐다. 큐레이터가 하는 일을 이렇게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활동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전시의 A to Z를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 작가들의 스튜디오가 바로 옆에 있다 보니까 그들의 작품 활동을 오며가며 계속 볼 수 있었다. 이건 예술학과에서 미술이론을 공부하는 나에게는 정말 신선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본인처럼 큐레이터를 꿈꿔서 미술관 혹은 박물관 인턴을 하고 싶어 하는 분들께 한마디 해준다면.
▲일단 본인의 꿈을 확실히 해야 한다. 그냥 ‘큐레이터 해볼까? 멋있어 보이던데’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하면서 내가 큐레이터가 되고 싶은 이유를 확실히 하는 게 좋다. 계속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어필해야 한다. 미술관 인턴십 같은 것은 정보가 많이 중요하다. 큐레이터가 되고 싶은 것을 주변인들이 많이 알면 그들이 인턴정보를 알려주는 일도 많아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아트페어 경험이나 박물관, 미술관 도슨트 활동, 관련된 공모전 같은데도 참여해서 수상 경력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 또 전시를 많이 다닌 것이 면접 볼 때도 도움이 되고 인턴하는 중에도 소중한 경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