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인 장기렌터카 시장이 역대 최고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고객 중심으로 성장해온 장기렌터카 시장에서 개인 고객이 주요 축으로 급부상했다는 분석이다.
렌터카 업계 1위 기업인 KT금호렌터카의 2014년 12월(추정) 기준 개인 장기렌터카 대수는 2만3822대로, 2013년 1만4104대보다 68.9%나 급증했다. 연간 증가 규모로는 최고치다. 2010년 대비 증가율은 무려 1310%에 달한다. 4년 새 시장이 10배 이상 커진 셈이다.
전체 장기렌터카 가운데 개인 장기렌터카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역대 최고치인 26.5%로 집계돼 장기렌터카 4대 가운데 1대를 개인이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비중은 2010년 4.7%, 2011년 9.5%, 2012년 14.2%, 2013년 20.1%로 꾸준히 늘었다. 반대로 2010년 95.3%이던 법인고객 비율은 지난해 73.5%로 하락했다.
업계 2위 AJ렌터카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 회사 개인 장기렌터카 증가율은 지난해 10월 기준 87%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한 해 누적 대수와 2014년 10월까지 누적 대수를 비교한 수치여서, 11월과 12월 실적을 합하면 증가율은 88~89%까지 뛸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최대 증가율이 2010년 87.9%였던 것을 감안하면 역대 최고 성장이 유력하다.
전체 장기렌터카 중 개인 장기렌터카 비중도 2013년 4.8%에서 2014년 10월 8.0%로 급증했다. 이 비중 역시 11월·12월 실적을 합하면 전년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9~1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고객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브랜드 인지도 TOM(Top Of Mind)이 17.9로, KT금호렌터카(55.2)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도 유의미한 수치다.
‘소유’에서 ‘사용’으로 변한 자동차 소비 성향, 개선된 시장 환경이 성장 동력이라는 분석이다. 렌터카는 2013년 3월부터 기존 ‘허’ 번호판 외에 ‘하’ ‘호’ 번호판을 부착할 수 있게 돼 소비자 선택 폭도 넓어졌다.
전국렌터카대여사업조합 관계자는 “번호판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 인식이 크게 좋아진 것이 요인”이라며 “개별 업체들도 리스나 할부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상품의 출시를 확대하면서 개인 고객 호응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업체들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효과를 봤다. KT금호렌터카 관계자는 “2012년 처음으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장기렌터카 TV 광고를 시작했다”며 “이후 개인 고객 계약이 급증하는 등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