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장비 업계 2014년 실적 함박웃음

삼성전자가 2014년 반도체 사업 호황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도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장비 기업의 실적 기대감이 커졌다. 최대 수요처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설비 증설 투자를 했고 올해 실적 전망도 밝아 투자가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돼 주요 장비 기업들이 지난해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잇달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원익IPS, 테스, 한미반도체, 유니테스트 등 주요 반도체 전·후공정 장비 기업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해외 반도체 기업들도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한 해를 시작한 장비사들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밝다.

원익IPS는 지난 2013년 성적을 상회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삼성전자에 14나노미터 핀펫 장비와 V낸드 장비를 공급하며 외산 위주의 이 분야 장비를 국산화했다. 2013년 IFRS 연결기준으로 4230억원 매출, 551억원 영업이익을 거뒀고 2014년에 매출 5324억원, 영업이익 91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추정했다.

단일 기준으로 원익IPS는 2013년 매출 2933억원, 영업이익 294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14나노 핀펫과 V낸드 장비를 새로 공급했고 기존 제품군 공급도 늘어나 시장 추정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511억원을 거둬들였다.

테스도 실적 기대감이 커졌다. 2011년 매출 711억원을 기록한 후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704억원, 671억원으로 주춤했으나 지난해 1070억원대 매출 달성이 유력하다. 영업이익도 2013년 62억원에서 2014년 169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시장은 내다봤다. 올해 영업이익은 100억원가량 늘어난 264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후공정 장비 기업인 한미반도체와 유니테스트도 최근 3개월간 창사 이래 최대 주가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2013년 매출 1915억원, 영업이익 135억원에서 훌쩍 성장해 지난해 각각 3125억원과 48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예측됐다.

유니테스트는 지난해 매출 532억원, 영업이익 87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2013년 매출 163억원, 영업손실 77억원으로 실적이 급락했지만 지난해 해외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이 반등에 주효했다. 올해는 매출 904억원, 영업이익 225억원으로 최대 실적 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울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유진테크는 지난해 실적은 전년 대비 줄었지만 올해 실적 기대감이 높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지난해 실적은 매출 860억원, 영업이익 188억원으로 2013년 1064억원, 305억원보다 낮다. 새로 개발한 D램용 원자층증착(ALD) 장비와 시스템반도체용 SEG(단결정성장) 장비가 올해 수익원으로 자리잡을지 기대를 모은다.

장비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 수혜를 입은 주요 장비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내년 반도체 시장 분위기는 아직 가늠할 수 없어 고객사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