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동력으로 각광받는 사물인터넷(IoT)의 출발점이 되는 ‘센서’에서 우리나라 기술력은 선진국의 64%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 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 내수시장 점유율은 24%에 불과했다.
고성장이 예상되는 IoT산업에서 글로벌시장 주도권을 선점하려면 우리가 취약한 센서 분야의 연구개발(R&D) 강화노력과 더불어 시장 확대가 가능한 첨단 센서를 별도 지정해 육성하는 등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IoT가 글로벌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IoT에 필요한 여러 요소기술 가운데 특히 센서에서 경쟁력이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부품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센서 산업은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크다. 가장 앞선 미국을 100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 센서 기술수준은 64%에 그치고 있다.
2013년 기준 글로벌 센서시장에서 우리나라 점유율은 1.7%에 불과했다. 미국(31.8%)·일본(18.6%)·독일(12.2%)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중국(2.9%)에도 뒤처진 상태다. 내수 시장에서도 4분의 1(24.0%) 정도에만 국산 센서가 쓰인다. 우리나라 센서 전문기업의 3분의 2(63.0%)가 연간 매출액이 5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영세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박효덕 전자부품연구원 단장은 “센서는 꾸준히 연평균 10% 이상의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기업 대다수는 여전히 영세성, 기술부족으로 센서칩을 수입해 모듈화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기술개발과 함께 ‘다품종 소량생산’ 특성을 감안한 수요기업(대기업)과 센서 전문업체 간 협업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IoT에는 글로벌 통신사, 가전업체, 부품업계(반도체·부품)가 모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큰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연초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를 통해 IoT를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IoT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센싱-네트워크-분석·데이터 가공-서비스’로 이어지는 생태계의 선순환이 중요하다. 특히 센서는 IoT 생태계의 가장 앞단에 위치한다. 최적의 IoT 환경 구축을 위해서는 통신기술이나 분석 툴, 서비스 모델 개발에 앞서 정확한 측정·인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센서 기술력으로는 IoT 전반의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힘들다. 우리 기업 주도로 우수한 ‘IoT 비즈니스 모델’이 나와도 가장 많은 수요가 예상되는 센서에서는 외산 제품에 의존하는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IoT의 향후 성장성과 확장 가능성은 예측 자체가 어려울 정도”라며 “우리나라가 IoT 분야에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생태계 가장 앞단에 위치한 센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계(大計)’ 수립과 전략적 사업 전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자부품연구원은 세계 센서시장이 지난 2010년 641억달러에서 올해 1050억달러로 커지고, 오는 2020년에는 141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표. 세계 센서시장 규모 추정>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