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AMD가 더 얇고 작으면서도 저전력 고성능을 발휘하는 CPU 신제품으로 격돌한다. 인텔은 종합 반도체 기업의 강점을 발휘해 첨단 14나노미터 공정 기반 칩을 적용한 제품을 시장에 가장 먼저 선보여 장악력을 한층 높인다. AMD는 28나노미터 공정을 사용해 인텔에 한 발 뒤졌지만 ‘이기종통합아키텍처(HSA)’ 기술이 경쟁사 제품보다 더 높은 성능과 낮은 전력소모를 실현한다는 자신감이 크다.
인텔코리아(대표 이희성)는 1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14나노미터 기반의 5세대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브로드웰)를 장착한 노트북·데스크톱·올인원·미니 데스크톱 신제품 20종 이상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14나노 칩을 장착한 제품이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텔은 14나노 칩을 자체 설계·생산했다. 브로드웰은 기존 22나노 기반 칩보다 면적이 27% 줄고 트랜지스터 집적도는 46% 증가했다.
인텔은 14나노 공정으로 실제 컴퓨팅 성능과 전력 소모에서 확연한 개선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코어 프로세서는 3D 그래픽 성능을 최대 22% 향상했으며 HD급 비디오 재생 시간은 1.5시간 늘었다. 비디오 변환 속도는 최대 50% 빨라졌고 노트북 배터리 시간은 최대 11시간까지 지속할 수 있게 됐다.
인텔은 처음으로 5세대 코어 i3·i5·i7 프로세서뿐만 아니라 엔트리급인 펜티엄·셀러론 프로세서에 이르는 전체 제품군을 동시에 선보였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 LG전자, HP, 에이수스, 에이서, 델, 레노버 등 국내외 7개 PC 제조사가 5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 20여종을 이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희성 대표는 “역사상 가장 빠른 PC 교체 수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다.
인텔이 빠르게 시장 장악에 나선 반면 AMD는 차세대 APU ‘카리조’의 공식 출시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카리조는 올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기술에 대한 자신감은 크다. 지난 ‘CES 2015’에서 카리조와 인텔 코어 프로세서 기반 제품을 비교해 사용자가 카리조의 우수한 성능을 체감할 수 있는 시연했다.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높인 인텔과 달리 AMD는 CPU와 GPU의 연산 구조를 통합해 기존 CPU의 성능 한계를 뛰어넘는 HSA 기술을 앞세웠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컴퓨팅 성능을 높이려면 CPU 성능에만 의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APU가 CPU와 GPU를 통합한 새로운 형태인 만큼 연산구조를 완벽히 통합해 실질적인 컴퓨팅 성능을 높여 시장 주도권을 빼앗아 오겠다는 포부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