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ID.. 김광준 사장 내정자의 임무는?

국내 유일의 특허관리 전문기업(NPE)인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ID)의 새로운 수장으로 김광준 삼성디스플레이 전무가 내정됐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D는 이 같은 내용을 최근 주주들에게 전달했으며 오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김 전무를 차기 사장으로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대표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대표

ID는 지난해 11월부터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주주 기업들에 후보를 받아 자체적인 역량평가 기준에 따라 최종 사장 후보를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를 취득하고 지난 2010년 이후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IP센터 수장을 역임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지식재산(IP)총괄 전무로 재직하며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글로벌 대기업과의 특허침해 소송의 실무자로 역량을 발휘했다.

김광준 내정자는 “ID는 아시아 최초의 NPE로서 IP 시장의 상징적인 존재”라며 “지난 5년간의 실책은 성공으로 전환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며 앞으로 직원들이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뛸 수 있도록 조직 분위기 쇄신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업계는 김 내정자의 핵심 과제는 현재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 해외기업과 소송하는 공격형 모델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ID는 특허 풀을 구축해 회원사에서 회비를 받고 특허 라이선싱과 분쟁을 컨설팅해주는 ‘방어형’ 모델로 영업해왔다. 소송의 무기라 할 수 있는 특허 매입량은 늘고 있지만 공격형 소송을 펼치지 못해 수익구조는 매년 적자 상태다.

ID는 국제 특허분쟁에서 국내 기업을 보호하고 새로운 IP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설립됐다. 2011년부터 연간 315억원(평균치) 정부출연을 받아 아이디어·발명 사업화에 투자하는 창의자본 기반 조성 사업비로 사용하고 있다. 매년 정부예산 수백억원이 투입되지만 수익 창출은 미미해 ID 사업모델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재 50여명에 달하는 조직을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특허 선진시장인 미국의 경우 NPE는 연구개발(R&D)을 하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인력만 소수정예로 운영한다.

사장추천위 관계자는 “ID는 구조조정과 사업모델 재정비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 지분을 빼고 시장에서 자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ID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민간기업 출신 인사가 수장으로 오기를 바랐던 만큼 새 CEO 취임을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ID가 국내 유일의 NPE로서 올해부터는 해외 특허소송에 보다 공격적으로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