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에너지 가격 압박하는데…LPG 용기는 쏠쏠한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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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의 가격이 적정 수준보다 높은 판매가를 유지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유통 구조 명목으로 높은 마진을 책정해 LPG 가격 하락 혜택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월 첫째 주 LPG 판매점 프로페인 판매가격은 ㎏당 1900.29원으로 집계됐다. LPG 판매점은 충전소에서 프로페인 가스를 구매해 용기에 담아 도시가스가 들어가지 않는 농어촌이나 식당 등에 배송·판매한다. 판매점 원가에 해당하는 충전소 프로페인 판매 가격은 ㎏당 1171.14원이다. 이를 감안한 판매점 이익은 kg당 729.15원으로 원가의 60%에 달한다. 50㎏ 용기 한통을 판매하면 3만6000원가량이 수익이다.

판매점 업계는 이 같은 고마진을 유통비용 상승 탓으로 돌린다. 김임용 한국엘피가스판매협회중앙회 회장은 지난 9일 산업통상자원부 간담회에서 “LPG는 계절 상품으로 간주되는데 성수기인 겨울에 채용한 직원들을 여름 비수기에 해고할 수 없는 일”이라며 “도서·산간지역으로 가면 LPG 가스 배달거리가 길고 그에 따른 수송 비용이 많이 든다는 애로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LPG 판매점의 높은 마진은 수요 감소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도시가스 보급이 늘어나면서 가정·상업용 LPG 수요는 매년 감소했다. 지난 2001년 국내 LPG 수요는 연 235만톤에서 2013년 132만톤으로 급감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판매점 개수는 4563개에서 4564개로 큰 변동이 없다. 수요가 감소했지만 판매소 개수가 유지되면서 매출이 급감했고 판매점은 마진율을 높여 영업이익을 유지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LPG 판매점은 매년 마진폭을 꾸준히 늘려 왔다. 충전소와 판매점의 판가 차이는 2001년 223.41원에서 올해 1월 첫째 주 kg당 729.15원까지 상승했다. 매년 10% 이상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는데 이를 단순히 유통 비용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충전소 평균 판매 가격이 kg당 20원가량 인하됐음에도 판매소 가격은 오히려 27원가량 인상되기도 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층에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충전소 기준 프로페인 가스 가격은 연간 약 24% 하락했지만 판매점 가격은 13% 내리는 데 그쳤다. 국제 LPG 가격 하락에 따른 혜택이 소비자에게 오롯이 전달되지 못한 셈이다. 주 소비자가 농어촌 주민임을 감안하면 에너지 취약 계층이 가장 비싼 가격에 생활 연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정부도 소형용기 직판이나 할인마트 판매, 전국 배송센터 설립 등 대안을 마련하고 유통구조 개선에 나섰지만 판매점 업계 반대에 부딪혀 무위에 그쳤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LPG 판매소가 가정까지 배달할 때 소요되는 운송료를 가격에 포함시킨다고 하지만 마진율은 매년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하고 있다”며 “정유, 도시가스, LPG 도매 분야를 통틀어 이렇게 높은 이익을 취하는 업계는 없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석유공사 오피넷(충전소, 판매소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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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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