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1000여명이 한겨울 바다로 뛰어드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경남 거제시 덕포해수욕장에서 열리는 ‘거제도 국제 펭귄 수영 축제’ 얘기다. 올해 11회째를 맞아 ‘낭만의 바다에서 행복한 추억 만들기’를 주제로 열린다. ‘이한치한’을 콘셉트로 열리는 한겨울 대표 이색 축제다. 수영 대회뿐만 아니라 맨손 광어잡기, 백사장 보물찾기 등 부대행사도 풍성해 한겨울 수영이 내키지 않더라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축제 메인 행사는 단연 펭귄 수영대회다. 사전에 참가 신청을 한 1000여명의 ‘펭귄’들이 바다에 뛰어들어 50m 떨어진 반환점을 돌아 백사장으로 돌아온다. 입수 개시와 동시에 폭죽과 해상 물대포가 발사돼 분위기를 띄운다. 입수 전 스트레칭은 필수다.
해를 거듭하면서 외국인 참가자들이 늘어 국제 축제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다. 겨울 해수욕 자체가 극기인 만큼 완주만 해도 완주 메달을 수여한다. 참가자 전원에게 대형 타올과 기념품을 증정한다. 여름철 북새통을 이루는 해변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매력을 느끼기 위해 매년 1000명 이상이 참가하고 있다. 올해도 참가 신청이 몰려 진즉에 접수가 마감됐다.
겨울 수영 외에 부담 없는 즐길 거리도 많아 축제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다. 가장 인기 있는 부대행사는 ‘황금 광어 잡기 대회’다. 그물 속에 방류된 일반 광어 700마리와 황금 광어 10마리를 맨손으로 잡는 체험행사다. 황금 광어를 잡은 주인공에게는 황금 펭귄상(반돈)이 주어진다. 행사장에 마련된 ‘잡은 고기 막썰이 코너’를 이용하면 즉석 광어회를 즐길 수 있다. 축제 참가자 누구나 즐길 수 있지만 맨손 외에 도구는 사용할 수 없다.
얼음판 버티기 역시 겨울철 추위를 이용한 이색 이벤트다. 가족, 부부, 연인 등 2인 1조 참가팀이 맨발로 얼음판 위에서 오래 버티는 시간을 겨룬다. 참가자 전원에게 기념품을 제공하고 최종 우승팀은 별도 선물을 받는다. 백사장에서는 펭귄 보물찾기가 펼쳐진다. 주최 측이 백사장 곳곳에 숨겨놓은 기념품을 찾는, 추억의 보물찾기 놀이가 재현된다.
막썰이 코너가 위치한 나눔행사장에 가면 겨울 수영과 얼음판으로 차가워진 몸을 녹일 수 있다. 새해를 맞아 복계란과 굴떡국을 나눠준다. 남해안 특산품인 굴을 맛볼 수 있는 떡국이 특히 인기다. 행사장에서 나눠주는 새해 소망풍선을 이용해 가족끼리 새해 소망을 나누면 뜻 깊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현장에서 즉석으로 펼쳐지는 펭귄 미인 선발대회도 볼거리다.
여느 축제와 마찬가지로 노래와 공연이 빠지지 않는다. 행사에 참가한 외국인 대상으로 진행하는 장기자랑, 지역 동아리와 아마추어 예술인이 꾸미는 프린지 공연이 매년 열리고 있다. 축제 시작 전에는 길놀이 풍물마당이 펼쳐지는데, 국내외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새해와 대회의 무사안일을 기원하는 의미도 담았다. 수영 대회 외의 부대 행사는 별도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