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초에 DVD 12장 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초고속 그래픽 D램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15일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20나노 8기가비트(Gb) GDDR5 D램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래픽 D램은 동영상과 그래픽 데이터 처리에 특화된 반도체다. 일반 D램보다 몇 배 이상 빠르게 동작한다. 최근 3차원(3D) 게임과 초고선명(UHD) 콘텐츠 사용이 늘면서 대용량·고성능 그래픽 D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양산을 시작한 제품은 기존 4Gb GDDR5 D램의 용량과 속도 한계를 극복해 업계 최대 용량인 8Gb와 최고 속도인 초당 8Gb를 구현했다. 8Gb는 1기가바이트(GB)다. 콘솔 게임기 최대 용량인 8GB 용량의 D램을 8개의 칩으로 구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반 노트북PC에 8Gb 칩 2개로 2GB 그래픽 메모리를 구성하면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 모니터 해상도를 높이면서 전력소비는 낮출 수 있다. 칩이 차지하는 면적도 절반으로 줄여 더욱 슬림한 노트북PC 디자인이 가능하다.
일반 D램보다 네 배 이상 빠른 초당 8Gb의 속도로 동작하는 2개의 칩이 각각 32개의 정보출입구(I/O)를 통해 초당 64GB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풀HD급 DVD 12장분의 초당 데이터 전송속도로 고해상도(UHD) 콘텐츠를 더욱 부드럽고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번 그래픽 D램 양산으로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20나노 8Gb D램 풀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지난해 서버와 모바일 등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한 데 이어 올해는 그래픽 시장은 물론이고 노트북PC 등 보급형 정보기술(IT) 시장까지 대응을 확대하기로 했다.
최주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번 8Gb 그래픽 D램의 양산으로 게임 콘솔은 물론, 일반 노트북PC까지 최고 그래픽 솔루션을 제공하게 됐다”며 “20나노 D램 공급을 지속적으로 늘려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8Gb보다 큰 초고용량 D램을 출시해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하고 20나노 6기가·4Gb D램 라인업을 출시하며 20나노 D램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