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이틀 만에 32% 급락해 2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각종 문제를 해결하고 채굴 효율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올해가 비트코인의 ‘마지막 해’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화폐가치가 14, 15일(현지시각) 이틀 만에 32% 하락한 181.45달러를 기록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15일 전했다. 이는 지난 2013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특히 이번에는 기술적 변화나 해킹 등 악재가 없었는데도 화폐가치가 큰폭 추락했다. 비트코인은 이미 지난해 1년 간 화폐가치가 무려 50% 이상 떨어졌다. 유가나 러시아 루블화보다 큰 폭 하강한 것으로 ‘2014 최악의 화폐’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비트코인은 지난 2013년 ‘미래 화폐’라는 별명으로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며 11월 1200달러로 가격이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최대 거래소였던 일본 마운트곡스가 파산한 뒤 캐나다 플렉스코인 은행이 온라인에 저장한 비트코인 60만달러치를 도난당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해킹 전 1000달러대에서 400달러대로 떨어졌다.
지난 6일(현지 시각) 슬로베니아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스탬프가 1만9000비트코인(약55억원)을 해킹당하는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격안정성이 떨어져 화폐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각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재단 부회장 찰리 쉬렘이 마약 밀거래에 연루되면서 비트코인이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외신들은 비트코인이 채굴 효율성까지 잃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의 낮은 가격 탓에 신규 채굴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수학 문제를 풀어내는 ‘마이닝(Mining)’으로 얻을 수 있다. 문제 난이도는 일반 PC 1대로 5년 정도 걸려야 풀 수 있을 정도다. 풀수록 어려워져 고성능 컴퓨터 등 각종 장비를 구입해 전문적으로 채굴하는 경우가 많다. 채굴에 드는 비용보다 얻는 비트코인이 적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벌어지는 셈이다.
채굴발행량도 2020년까지 2100만개로 한정돼 비트코인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비트코인으로 거래할 수 있는 경제활동 규모가 크게 축소될 공산이 크다. 실제 비트코인 거래소 ‘CEX.IO’는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하락을 우려해 일시적으로 채굴 서비스를 중단했다.
아마데오 펠리스(Amadeo Pellice) 영국 비트코인 거래소 코인플로어 최고운영책임자(COO)이자 공동창업자는 “전문 채굴 업체들의 대량 처분 등으로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비트코인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가치 하락은 원인 불명”이라며 “비트스탬프 등 거래소 해킹 사건의 여파가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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