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필요한가? 강력한 리더쉽이 필요한가?
최근에 종영된 드라마 `미생(未生)`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학력에 대한 차별과 비 정규직의 고충 그리고 조직내의 경쟁과 이기심에 대한 표현은 월급을 받고 일하는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스토리였다.
스타트업 세계와는 정반대인 대기업의 직장 생활을 다룬 이 드라마를 보며 대기업에서도 소통과 강력한 리더쉽이 어떻게 조화가 되고 충돌이 발생 하는지를 여러분들도 보았을 것이다.
사실 월급을 받는 직장생활에서 소통보다는 강력한 리더쉽을 바탕으로 독재에 가까운 상사를 둔다는 것은 매우 불편하고 힘든 부분이다.
![[벤처컬럼] 조충연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15)](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5/01/15/article_15164848919640.jpg)
그렇다면 과연 대기업의 직장 생활과는 달리 스타트업에서도 자유로운 의사 소통만이 꼭 필요하고 대표 및 간부들의 강력한 리더쉽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까?
소통은 대표와 종업원간의 커뮤니케이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표와 사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물론이고 대표와 임원, 임원과 간부 그리고 직원간의 소통 등 매우 다양하다.
소통의 기본 전재는 솔직함과 정직함이며 범위도 매우 포괄적이다.
간단한 업무적인 이야기부터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스토리도 매우 다양하다.
필자는 회사를 운영했을 당시 실적이 좋거나 외부에서 좋은 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있으면 이러한 내용을 주간 회의나 임원 미팅 시에 공개를 한바 있다.
하지만 회사의 경영 상황이 어려워지고 회사가 외부로 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모든 내용을 공개하여 직원들의 공감과 동의를 받으려 했지만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또한 회사내의 주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도중에 일부 직원들이 경쟁 회사에 있는 친구나 동료에게 이야기 하는 바람에 곤란해진 적도 있다.
물론 이러한 소통의 문제는 기업의 사이즈와 사업 카테고리에 따라 영향을 받기도 한다.
소통의 동기와 이유가 결과에 파묻히는 일들이 더 많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후차적인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 수평적 관계에서 출발하는 스타트업의 소통은 이런 상황과는 별개로 적극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스타트업은 창업자 또는 동료간에 소통이 활발할수록,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경우 서로 돕고 격려하는 모습이 대부분이며 실제로 소통이 잘되는 스타트업이 문제 해결에도 뛰어난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다만 자신의 회사가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팀원의 개인적 상황이 어떠한지, 업종에 따른 특수한 상황은 없는지를 잘 판단하여 긍정적인 부분을 최대한 살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기업인 마이크로 소프트의 경우에도 one on one meeting을 통해 일대일로 장기간에 걸쳐 업무에 대한 회사측의 입장과 종업원들의 입장차이를 확인하는 스킨쉽제도 같은 것을 제도로 만들어 종업원들과 소통하고자 하는데 이에 대한 반응이 매우 좋다고 한다.
벤처기업들도 소통에 관해서는 대기업들의 좋은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변형하여 사용해보길 권고한다. 어차피 소수의 인력이 대기업의 엄청난 비용을 들여 고민해서 만든것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면 조금 더 큰 기업이 될 경우에도 매우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통만이 무조건 강조되는 것보다 필요에 따라 강력한 리더쉽이 오히려 스타트업에게 더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많다.
특히 빠른 결과물을 내놓고 장기전보다는 단기적인 성과를 요구하거나 그런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스타트업은 더욱 그러하다.
소통은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기다려 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게 녹록치는 않다.
스타트업은 기본적으로 로켓이다. 빠른 건 기본이다. 소통이 과하다 보면 빠름은 잊혀지고 계속 좋은 그리고 바람직한 방향을 잡는데에만 신경을 쓸 가능성도 매우 높다.
실제로 여러 스타트업 대표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의외로 여러 팀원들의 상황과 이슈에 대한 무조건적 이해와 양해 때문에 모든 스케쥴이 뒤로 미뤄지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강력한 리더쉽은 무조건적인 독재를 의미하지 않는다. 강력한 리더쉽은 소통을 기본 전재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리더 혹은 회사의 리더는 모든 책임을 본인에게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생각이 없다면 소통을 기반으로한 강력한 리더쉽은 ‘독재’라는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만다.
드라마 ‘미생(未生)’의 오성식 차장이 장그래 사원에게 이런 말을 한적이 있다.
“회사는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결과를 만들어내는 곳이다”
스타트업 역시 기업이다. 그것도 아주 빨리 가야 하는 기업 말이다. 소통과 강력한 리더쉽은 아래에서 나오지만 그걸 믿고 따라가기 위해서는 대표와 리더부터 ‘모든 책임은 나에게’ 라는 책임의식이 가장 먼저라고 말하고 싶다.
조충연 / 라이브 벤처 대표
jerry@liveventur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