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급 과잉으로 사상 최악의 한해를 보냈던 연성회로기판(FPCB) 업체들이 올해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지난 2012~2013년 동안 국내 FPCB 업체들은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서면서 시장 공급과잉 상황을 초래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된 데다 공급과잉까지 겹치면서 대다수 FPCB 업체들이 실적 추락을 겪었다. 지난해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선두 FPCB 업체들은 올해 다시 상승세에 올라탈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FPCB 업체 인터플렉스는 올 1분기 베트남 공장 완공을 계기로 애플, 모토로라 등 고객사에 표면실장(SMT) 모듈을 본격 공급할 계획이다. 베트남 공장 설립에 많은 금액을 투입하지 않았던 만큼 최근 가동률 증가는 매출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레노버가 해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모토로라 협력사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만큼 인터플렉스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FPCB 업종은 전형적인 장치산업으로 생산라인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실적 개선 효과는 커진다.
비에이치도 지난해 갤럭시S5 판매 부진 충격을 딛고 재도약에 나섰다. 지난 4분기부터 갤럭시노트4 엣지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강화로 물량 가뭄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내 주요 FPCB 경쟁자인 일본 맥트론을 밀어내고 점유율을 높인 점도 올해 실적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조만간 갤럭시S6 초도 물량 생산이 시작돼 수혜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BOE·재팬디스플레이 등으로 거래처가 다변화되고 있고 신규 매출도 점차 늘고 있다.
FPCB 원소재를 주로 생산하는 이녹스도 올 들어 살아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기업과 벌인 특허 소송 문제가 거의 정리됐고, 주요 거래처로부터 물량 수주도 풀리고 있다. 지난 4분기부터 갤럭시노트4용 디지타이저 물량이 늘고 있어 올해 생산라인 가동률 상승세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FPCB 산업 내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선두 업체 실적이 점차 살아날 조짐이 보인다”며 “공급 과잉이 어느 정도 해소된 데다 회사 체질까지 개선된 것은 굉장히 긍정적인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