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 이해에 대처의 결과는 항상 두 가지다. 희극이냐! 비극이냐!” 극적인 요소를 가미한 역사 이야기 전개방식이 참 독특하다. -문성근 영화배우-
“새로운 것은 낡은 것의 진화로부터 시작된다.” ‘지식 난전상’ 3인의 역사 이야기를 책으로 흔쾌히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구성애 성 교육상담가-
“소리와 문자로 만나는 새로운 역사 이야기다.” 책과 팟캐스터가 만나는 독자중심의 소통정신을 엿볼 수 있는 새로운 역사이해 방식의 책이다. -문용식 전 아프리카 TV 창업자-
새 왕조를 개창한 조선의 도읍지를 어떻게 정했을까? 세종대왕 재위시절은 과연 ‘태평성대’였을까? ‘반성문을 대필’한 왕세자는 어떻게 됐을까? 2014년 가을 공개된 팟캐스트 ‘역사라듸오 그날’이 책으로 나왔다. 방송과 같은 제목의 ‘역사라듸오 그날 조선1(공동 저자 이쌍규, 박길명, 정명섭)’은 정치평론가, 기자, 역사소설가 등 3인의 비역사전공자들이 방송에서 풀어놓은 대담을 보다 체계화해 엮었다.
책은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을 시작으로 ‘정여립의 난’까지 임진왜란 전 조선전기를 뒤흔든 10개의 결정적 하루를 담고 있다. 역사가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지만, 역사를 바꾼 중요한 순간은 대개 하루를 넘기지 않았다. 동시에 그 하루를 위한 수많은 사건과 시간이 존재했다.
하지만 그날 왜 그런 일이 벌어졌으며, 또 그러기까지 어떤 사건이 발생했는지에 대해선 잘 모르고 넘어간다. 공동저자 이쌍규 외 2인이 ‘역사라듸오 그날’이란 팟캐스트를 시작하고 이를 책으로 엮어 낸 이유다. 이들은 이를 위해 결정적 그날의 상황을 극화한 프롤로그, 그날 사건의 배경, 전개과정, 결론 등을 담은 3인의 대담, 그리고 일부 장에 그날의 분석을 담은 ‘그날 진단’이란 코너를 마련했다.
이는 방송과 같은 틀에서 내용을 보완한 것으로, 역사를 바꾼 사건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자 공동 3인 저자들의 바람이다. 비역사전공자들이 과연 역사의 결정적 하루를 담아내고 더불어 독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을까? 이러한 의구심은 방송과 책을 만들면서 제기됐다.
저자들 자신에 대한 물음일 뿐 아니라, 이들 주위에서도 우려하던 바였다. 하지만 그날 하루의 상황극과 대담으로 이어진 구성은 저자들이 사건을 파악하고 토론해 나가는데도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한다. 특히 이들이 사건을 토론하면서 결론을 도모해 나가는 과정은 그날 이슈를 나름 분석하는데 중요한 방법적 도구가 됐다. 그렇다고 비역사전공자들의 만용을 바라보는 의구심 섞인 시선이 확 달라지진 않으리라.
하지만 ‘역사라듸오 그날 조선1’은 부족하지만 틀에 얽매이지 않은 3인을 통해 역사적 그날에 대한 소소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데는 괜찮은 시도이지 않을까싶다. 책을 쓴 이들은 이제 ‘역사라듸오 그날’에 대한 다음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전제가 있다. ‘역사라듸오 그날 조선1’을 파헤쳐 본 독자들의 용인(容認)이 그것이다. 아무쪼록 이번에 출간된 ‘역사라듸오 그날 조선1’이 독자들의 호응을 얻어 다음버전에서 보다 진화한 3인의 역사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공동 저자 3인은 누구?
이쌍규-대구가 고향이다. 대학의 정치외교학과를 곡절 끝에 졸업했다. 참여정부 시절, 교육인적자원부 부총리 비서관을 지낸 뒤 여러 일을 도모하다 팟캐스트 분야에 뛰어들었다. 팟캐스트 전문방송인과 정치평론가가 대표 직업이다. 2012년 정치풍자 팟캐스트 ‘나는 친박이다(시즌1)’로 화제를 모아 시즌4까지, 상당한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다. 여론조사에도 일가견이 있어 ‘여론조사 SPSS로 단숨에 끝내기’ 등을 썼다. 팟캐스트 ‘역사라듸오 그날’ 진행 중 줄기차게 학창시절 역사시험 만점을 내세웠음에도 ‘지속가능한 겸손’이 모토란다.
박길명-부산 출신이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지금껏 4대문 안팎에서 산 서울사람이라 자신만 사투리가 약화된 줄 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접했다. 20여 년 전 신문사에 발을 디딘 이래 특종하나 없이 그렇고 그런 기자로 산다. 한동안 B급 연애소설을 쓰고자 했으나, 유령작가를 면치 못했다. 주위에서 청소년교양서가 아닌 의식화도서로 부르는 ‘동양철학, 거꾸로 꽃이 피었습니다’(공저)를 썼다. 수년 전 동포 친구 덕에 일본에서 낸 ‘韓國語 READING(공저)’은 술자리의 자랑거리란다.
정명섭-서울에서 태어났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지내다 어느 날 커피 향에 이끌려 바리스타가 됐다. 그리고 다시 글의 바다에 빠져들었다. 승리한 역사보다 좌절한 역사를, 유명한 인물보다 섬광처럼 나타났다 사라진 이들을 더 좋아한다. 2006년 을지문덕을 주인공으로 한 역사추리물 ‘적패’를 필두로 ‘마의’, ‘조선백성실록’ 등을 썼다. 공저로는 ‘조선전쟁생중계’, ‘조선의 명탐정들’ 등이 있다. 2013년 중편 ‘기억, 직지’로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썰렁한 ‘암흑 개그’로 핀잔받기 일쑤지만 꿋꿋이 자신의 웃음코드를 고수하고 있다.
글과 생각. 206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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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