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시장도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대세…더 휘고, 더 선명하게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커브드’ 기술이 TV 시장을 넘어 모니터 시장으로 빠르게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패널 크기가 작아질수록 기술적 난이도가 배로 증가하지만 최근 국내 업체들의 개발 진척도가 빨라 관련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다.

올해 CES혁신상을 수상한 삼성전자의 34인치 3000R 커브드 모니터(SE790C). 제품 3대를 연결해 극대화된 커브드 효과로 최고의 몰임감을 구현할 수 있다.
올해 CES혁신상을 수상한 삼성전자의 34인치 3000R 커브드 모니터(SE790C). 제품 3대를 연결해 극대화된 커브드 효과로 최고의 몰임감을 구현할 수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삼성·LG전자가 최근 미국에서 열린 ‘CES 2015’에서 다양한 커브드 모니터 제품을 선보여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9·34인치 울트라 와이드 제품을 필두로 27·32인치 등 다양한 커브드 모니터 제품 라인업을 선보였고 LG전자는 21·34인치 와이드 커브드 제품을 내놓았다. 이들 외에도 델, HP 등에서도 커브드 모니터를 출시해 국내 업체들과 함께 혁신상을 수상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34인치 커브드 모니터의 경우 21 대 9 화면비율에 3000R(반지름 3000㎜ 원의 휜 정도) 곡률을 적용했다. LG전자는 21·34인치 모니터에 곡률 2000R를 구현해 주목받았다. 커브드 TV가 4200R 정도의 곡률 수준을 구현하고 있는 상황이라 모니터 기술이 더 진보했다는 평가다.

커브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제작하기 위해선 두 장의 유리기판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동일한 정도로 휘게해야 한다. 하지만 두 장의 유리기판을 구부리다 보면 톱니처럼 정확히 맞물려야 될 부분에 엇갈림이 생길 수밖에 없다. 휘어진 유리기판의 픽셀 특성 변화로 명암비가 현저히 떨어지거나 빛샘 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패널 크기가 작아지면 같은 곡률로 커브드를 구현하더라도 패널이 더욱 급격히 휘게 되어 상하 유리기판 사이의 엇갈림 현상이 더욱 심해진다. 또 픽셀밀도(PPI)도 높아지면서 작아진 픽셀로 인한 특성 변화도 생긴다. 20~30인치대 중심의 커브드 모니터가 50인치 이상 대형 커브드 TV보다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의 둥근 안구 구조를 고려한 커브드 모니터의 인체공학적 디자인은 몰입감과 함께 눈의 움직임을 줄여 피로도를 낮출 수 있다”며 “장시간 사용 빈도가 높은 업무용으로 적합해 향후 TV 시장보다 모니터 시장에 커브드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그는 “국내 업체들은 업무 효율성과 함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업무·게임용 시장을 타깃으로 활발한 영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