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산업기술원이 개발도상국에 환경 적정기술을 활용한 지원 활동을 전개하며 우리 환경 중소기업들의 기술력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 17일 베트남 남부 붕따우성 빈차우 마을에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를 먹을 수 있도록 ‘가정용 비소 처리 정수장치’ 300대를 전달했다.
이번 사업은 아시아 국가의 취약한 환경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환경 기술을 해외 현지 조건에 적합하도록 개량해 보급하는 ‘환경 적정기술’을 통해 진행됐다.
베트남 붕따우성 지역은 지질학적 특성과 열악한 위생 상태의 영향으로 1급 발암 물질인 비소(As)로 오염된 지하수를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어 정수 처리장치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
이번에 공급되는 정수 처리장치는 농촌 지역인 현지의 불안정한 전기 공급 현실을 감안해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비소 흡착제를 적용한 여과기만으로 정수 처리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비소뿐만 아니라 수중 미생물 등 기타 유해물질도 함께 처리할 수 있으며, 사후 유지관리도 쉽도록 설계됐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해 5월부터 베트남·필리핀·캄보디아·인도네시아 4개 국가를 대상으로 환경 적정기술 보급 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베트남 비소 정수 처리 장치 사업은 첫 결실이다.
지난 2013년 태풍 하이옌으로 대규모 피해를 입은 필리핀 일로일로주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빗물을 이용해 식수를 제공하는 정수 시설은 올해 2월 중에 준공식이 개최될 예정이다.
아울러 캄보디아의 소규모 간이 상수도 시설, 인도네시아의 공장 밀집지역 폐수 처리시설과 분뇨 처리시설도 오는 3월 말까지 각각 준공된다.
환경산업기술원은 해당 지역에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진행하는 한편,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해 현지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환경 적정기술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을 높일 계획이다.
김용주 환경산업기술원장은 “우리나라 환경 적정기술 보급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지속적이고 적절한 현지 유지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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