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잦은 기업, 지역주민 위한 `빛 공해 줄이기` 노력 돋보여

‘빛 공해’가 사회적 의제로 떠오르면서 기업마다 이를 방지하려는 움직임이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주거지역과 인접한 기업에서 지역주민과 상생을 위한 ‘빛 차단’ 아이디어 마련에 적극적이다.

빛 공해는 야간의 과도한 조명이 일으키는 공해로 두통, 수면 방해, 우울증, 정서불안 등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2013년 ‘빛 공해 방지법’이 시행되는 등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지만 서울의 45%가 국제조명위원회의 광량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상황은 국내 빛 공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 여의도 일대 야경. 본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전자신문DB>
서울 여의도 일대 야경. 본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전자신문DB>

이에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빛 공해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8월 잠실 통합사옥 ‘삼성SDS타워’ 입주와 함께 오후 6시 경 사내방송으로 ‘블라인드 치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인근 주민들을 사옥에서 내뿜는 빛 공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의 쌍둥이 빌딩 사옥 규모는 각각 지상 30층, 연 면적 10만㎡에 달한다.

이 캠페인은 SI 업계 특성상 밤샘 작업이 많은 삼성SDS가 잠실 주거 밀집지로 옮겨오며 내린 선제적 결정이다. 잦은 야근으로 인한 조명 사용이 ‘침입 광’이 돼 3300여세대의 아파트 주민에게 공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주민을 배려했다. 삼성SDS 관계자는 “‘6시 블라인드’ 캠페인으로 회사의 밤샘업무와 주민의 생활권을 모두 보장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LG그룹은 2011년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 리모델링과 함께 도입한 스마트LED 조명 효과를 보고 있다. 각 층마다 업무 특성에 맞게 소등 시간을 설정, 전력 낭비를 막고 370여세대 규모의 인근 아파트 단지에 가해지는 빛 공해를 막고 있다. 이 조명에는 LG CNS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 등 LG그룹의 에너지 기술이 적용됐다.

24시간 방송을 송출하는 홈쇼핑 업계도 마찬가지다. 롯데홈쇼핑은 아파트와 마주하고 있는 서울 양평동 사옥의 조명 밝기를 낮추는 등의 자발적 노력을 실시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현 사옥 입주 후 빛 공해 관련 문제를 막기 위해 고민했다”며 “실내조명뿐만 아니라 네온사인 조도 또한 조절해 주민 생활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