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성장전망 하향, D의 공포…늘어나는 악재

[이슈분석]성장전망 하향, D의 공포…늘어나는 악재

지난 13일 세계은행은 2015년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해 6월 예상했던 3.4%에서 3.0%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반년 만에 전망치를 0.4%P 낮춘 것이다.

미국 경제 전망이 긍정적이지만 그간 경제성장률이 높았던 개발도상국 전망이 밝지 않은 탓이다. 올해 개도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6월 5.4%에서 4.8%로 떨어졌다. 파급력이 큰 중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7.4%에서 올해 7.1%로 둔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이른바 ‘D(디플레이션)의 공포’에도 주목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4대 변수 중 하나로 유로존과 일본의 스태그네이션 또는 디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지목했다. EU나 일본이 경기침체 속에 물가하락이 이어지는 디플레이션에 빠지면 세계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접어들면 물가가 떨어져 소비경제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종국에는 기업이 생산과 투자를 줄이면서 실업자가 늘어나는 등 경제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디플레이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인 2.5~3.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대를 2년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경제활동을 반영한 종합물가지수인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은 0%에 가깝다.

D의 공포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과 시각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산하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말 “우리 경제가 수요 부진에 따른 성장세 둔화와 인플레이션 하락이 지속돼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초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난 1990년대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와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며 사실상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에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신중한 시각이다. 한은은 이달 15일 추가 금리인하 요구를 일축하며 기준금리를 3개월 연속 동결했다. 앞서 지난 연말 이주열 한은 총재는 디플레이션 우려에 관한 한은 역할론 요구는 과도한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의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은 올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점쳐진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2년 4개월여 만에 기준금리을 인하했다. 세계 경제 전문가 사이에서는 중국이 올해 또 한 번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