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S 1위 에스티아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신기술로 영역 확대 도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기업 에스티아이가 올해 신사업에 속도를 낸다. 오랫동안 공들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롤투롤 장비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산업용 잉크제트 프린터 장비 사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반도체 패키징에 쓰이는 범핑볼 형성 장비로 후공정 분야에도 진출한다.

19일 에스티아이(대표 서인수·김정영)는 신규 사업으로 개발한 범핑볼 형성 장비, 산업용 잉크제트 프린터, 롤투롤 디스플레이 장비에서 올해 가시적 성과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사용하는 고순도 화학약품을 공급하는 화학약품공급장치(CDS)가 주력이다. 필요한 곳에 알맞은 양의 약품을 제공하는 기술로 일본 경쟁사들을 제치고 세계 시장 점유율 약 40%를 차지하며 1위를 유지했다. 최근 3000만달러 수출탑도 수상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WET 장비도 주력 제품이다. 패널에 컬러 패턴을 현상하는 현상기, 공정 전후 패널을 세정하는 습식 세정 장비, 패널을 얇게 깎는 습식 식각 장비 제품군이다.

에스티아이는 지난 수년간 연구해 새로운 장비군 3종을 개발했다. 기존 반도체,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반도체 후공정 분야 진출도 노린다. 올해를 기점으로 신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 성장 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에스티아이가 처음 반도체 후공정 산업 진출을 노린 분야는 범핑볼 형성 장비인 무연납진공리플로우장비 ‘SRS 300’이다.

범핑볼은 반도체 웨이퍼 신호가 통과하는 길이며 하나의 웨이퍼에 수십 미크론 크기의 작은 볼을 수십만개 이상 제작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납 대신 주석·은화합물(SnAg)을 사용했다. 지난 2013년 10월 국산화한 후 꾸준히 제품 수준을 높였다.

롤투롤 장비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장비로 공급하는 게 목표다.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인 세정·현상·식각 과정을 통합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산업용 잉크제트 프린터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이 제품은 당장 가시적인 매출보다는 향후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 혁신을 주도할 기술로 꼽고 있다.

에스티아이가 보유한 산업용 잉크제트 기술은 디스플레이, 인쇄회로기판(PCB), 솔라셀 등의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미세한 잉크방울을 분사해 패턴을 형성한다. 특히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기존 증착 공정을 대체하므로 생산 시간·비용과 클린룸 공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비로 꼽힌다.

에스티아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이 회사 2013년 매출은 997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846억원, 영업이익 66억원을 거뒀다.

에스티아이 측은 “올해 실적은 지난해 수준을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규 장비들이 양산용으로 투입되는 기반을 마련하고 가시적 성과를 내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