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국내 첫 외래환자 신체정보 자동 전송체계 구축

진료 전 측정한 외래환자의 신체정보를 병원 전자의무기록(EMR)시스템으로 자동 전송하는 서비스가 국내 의료기관에 처음 도입된다. 모바일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 정기 외래환자가 가정에서 측정한 신체정보도 병원 의료진에게 자동 전송될 전망이다. 수작업으로 작성된 신체정보가 의료진에 잘못 전달되면서 발생하는 오진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병원을 방문, 진료받는 외래환자의 신장·체중·혈압 등 신체정보를 측정 기계에서 자동으로 EMR에 전송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고 19일 밝혔다. 시스템 구축 사업은 이달 착수해 3월 말 완료된다. 신체정보 입력이 많은 암센터, 내과를 시작으로 4월부터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한다.

현재 진료접수를 마친 외래환자는 해당 진료과 앞에 설치된 기계를 이용해 신체정보를 측정한 후 그 결과를 종이양식에 적어 간호사에게 제출한다. 간호사는 외래환자가 제출한 양식을 검진차트에 첨부해 담당의사에게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환자 본인이나 간호사의 실수로 수치가 잘못 기입되거나 다른 환자 정보와 뒤바뀌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암이나 내과 진료 시 환자 신체정보는 중요한 진찰 근거로 활용되지만 수작업에 의한 실수로 의료사고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문제 해결을 위해 외래진료 전 신장·혈압·체중 정보를 다른 입력행위 없이 EMR로 자동 연동, 의료진이 진료화면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게 할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환자식별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신체계측 전용 키오스크 시스템을 구축한다. 신체계측 시스템 프로그램과 EMR 연동 작업도 진행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외래 환자가 가정에서 모바일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측정한 신체정보를 병원 EMR 시스템에 직접 전송하게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적용 범위도 기존 신장·체중·혈압에서 체온·혈액 등 다양한 신체정보로 확대할 예정이다. 의료진은 만성질환자가 병원을 자주 방문하지 않아도 실시간 건강상태를 확인해 상태에 맞는 처방을 할 수 있다.

윤종활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정보팀장은 “병원 내 기기를 활용, 외래 환자 신체정보를 EMR에 자동 전송하는 체계는 국내 병원 중 처음 구현하는 서비스”라며 “향후 모바일이나 웨어러블 기기로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