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다시 찍은 ‘창조의 기둥’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허블 우주 망원경은 지구 궤도에 위치하고 있어 지상에선 어려운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지난 1990년 4월 디스커버리호를 통해 발사한 허블 우주 망원경은 1995년 6,500광년 떨어진 뱀자리 산개 성단과 산광 성운이 합쳐진 천체인 독수리 성운(M16) 가운데에 위치한 암흑 성운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20년 만에 다시 찍은 ‘창조의 기둥’

이 암흑성운에는 창조의 기둥(Pillars of Creatio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창조의 기둥은 신비로운 외형 덕에 수많은 사람을 매료시켰다. 앞서 설명했듯 허블 우주 망원경이 창조의 기둥을 촬영한 건 20년 전인 1995년이다. 당시 허블 우주 망원경에 장착한 작은 그랜드 피아노 크기 정도인 광역 행성 카메라 WFPC2를 이용했다.

20년 만에 다시 찍은 ‘창조의 기둥’

사진을 보면 우뚝 솟은 기둥 3개가 있는데 이 기둥은 새로운 별을 만들어내는 원료 격인 가스와 먼지다. 기둥 근처에 있는 젊은 별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자외선을 받은 것으로 형성되면서 붕괴되고 있다. 사진은 적외선이나 자외선 등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영역의 빛은 알기 쉽게 색칠을 한 것이다. 실제로는 사진만큼 화려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20년 만에 다시 찍은 ‘창조의 기둥’

창조의 기둥에 나오는 기둥 모양 암흑 성운은 별이 형성되는 단계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진이 너무 유명해진 탓에 실제로는 사진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기 위해 이런 채색을 한 것을 잊는 경우가 많다. 실제 창조의 기둥에는 이온화된 산소와 수소, 유황 등이 존재하지만 사진 속에선 청색이나 녹색, 적색 등으로 화려하게 표현했다. 이런 이유로 이후 등장한 천체 사진의 기준이 되기도 했다.

나사는 지난해에는 더 고화질로 담은 창조의 기둥 사진 촬영에 성공했다. 2009년 허블 우주 망원경에 새로 장착된 카메라는 기존 WFPC2 해상도를 2배로 높였다. 이 카메라를 이용해 2014년 다시 촬영을 진행한 것이다. 새로 촬영한 사진은 올해 미국천문학회에 발표됐다. 이 카메라는 가시광선 외에 자외선과 근적외선까지 촬영, 20년 전 촬영한 것보다 훨씬 세밀한 창조의 기둥을 볼 수 있다.

새로 촬영한 사진은 암흑 성운의 가스와 먼지 모습이 더 세밀하게 보인다. 또 20년 전 사진과 견주면 가스와 먼지 외형에 큰 변화가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창조의 기둥 사진도 엿볼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