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3만 벤처시대를 넘어

[ET단상]3만 벤처시대를 넘어

1998년 2042개로 출발한 벤처 확인기업 수는 지난 2001년에 1만1392개, 2010년에 2만개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월 3만개를 돌파하며 ‘벤처기업 3만개 시대’를 열었다. 벤처확인제도 도입 후 17년 만에 약 15배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벤처기업의 매출 총액은 약 20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13%를 차지하며 삼성그룹(278조원)에 이어 재계 2위에 해당하는 매출규모를 달성했다. 그동안 스타 벤처기업가들과 세계 1위의 글로벌 강소기업들도 대거 배출됐으며 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린 기업을 453개나 배출했다. 벤처확인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사업자의 1%에 못 미치지만 수출의 3%, 고용의 5%를 담당하며 우리 경제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특히 벤처기업은 지난 20년간 국가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서 국가적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됐으며, 최근엔 제2의 벤처창업 붐 열기의 확산으로 퍼스트펭귄이 증가하고 특유의 독창적 아이디어와 혁신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창업이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성장한 선도 벤처기업은 우리 경제의 허리층을 강화함으로써 대기업 주축이었던 우리나라 산업구조에 변화를 불러왔으며 멘토링과 투자를 통한 후배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서 건전한 기업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벤처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제의 혁신과 지속성장을 위해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는 다양한 지원정책과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처창업 현장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창업자 연대보증제 전면폐지와 크라우드펀딩 제도의 조속한 시행으로 창업의 문턱을 낮추고, 엔젤투자자의 자금회수(Exit) 물량을 받아 줄 수 있는 전용 세컨드리 펀드(secondary fund)를 확대하고 기업 간 인수합병(M&A)과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통해 회수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이 밖에도 창조적 도전에 뒤따르는 성실실패를 재창업으로 유도하는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실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고 폭넓은 교육을 통해 기업가정신을 확산시키는 것 또한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 하는데 꼭 필요하다.

최근 경제부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는 ‘죽음의 계곡’을 지나는 창업기업에 대한 지원책 마련과 벤처를 위한 선순환 생태계 조성 방안이 발표됐다. 벤처 3만개 시대를 맞이한 시점에서 이제는 창의와 혁신으로 국가경제의 체질을 강화하고 성공적인 ‘비욘드 벤처(Beyond Venture)’시대를 만들기 위해 민관이 함께 벤처생태계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시장’과 ‘자율’의 원칙에 입각해 규제완화와 함께 투자촉진 활성화를 도모하며 벤처생태계 활력을 제고하고 벤처기업 경쟁력 강화를 유도함으로써 국가 미래도약의 디딤돌 역할을 벤처가 당당히 해내길 기대해 본다.

벤처 생태계가 태동한지 20주년이 되는 올해,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만들어진 3만 벤처기업인들의 창조와 혁신 에너지는 대한민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창조경제를 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벤처는 대한민국의 ‘현재(Now)’고 ‘미래(Next)’며 ‘꿈(Dream)’이다. 우리 모두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뜨거운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을 거듭 당부한다.

남민우 벤처기업협회 회장 nam@kov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