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사업 구조 재편 작업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인수·합병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5개 신규 법인의 사명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2월 출범하는 태양광 회사의 새 이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삼성과의 빅딜로 인수한 석유화학·방산 법인의 사명 짓기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최근 태양광 신설 법인의 사명을 확정하고 내부 승인 절차에 들어갔다. 한화는 지난달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의 합병을 결정했다. 이달 중 관련 작업을 마무리하고 다음 달 4일 이사회에서 사명을 비롯한 주요 현안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새 법인명은 ‘한화큐셀’ 브랜드만 유지하는 것이 유력하다. 시장에서 고효율·고품질 이미지가 강한 큐셀 브랜드로 선진 시장의 점유율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동안 고전해 온 한화솔라원의 이미지 제고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솔라원은 한화로 인수된 뒤에도 중국 색깔을 벗지 못해 저가 경쟁에 노출돼 있었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큐셀은 선진 시장에서 고품질 태양광 제품을 판매하며 소비자 신뢰를 구축했다”며 “기술력과 사후관리 등 모든 측면에서 최고이기 때문에 큐셀 브랜드를 버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 등 삼성으로부터 인수한 4개 회사의 새 명찰을 다는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한화는 지난달 기계 방산부문과 유화 부문의 PMI(합병 후 통합) TF를 구성하고 이달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PMI는 M&A를 마친 뒤 조직 간 결합을 이루는 과정에서 새 사명을 확정하기로 했다.
해외 합작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토탈과 삼성탈레스는 사실상 큰 변화가 힘들어 보인다. 두 회사는 프랑스 기업 토탈과 탈레스 인터내셔널이 각각 50%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한화와 공동 경영권을 행사하게 돼 사명 변경도 합의가 필요하다. 큰 변화보다는 ‘삼성’을 ‘한화’로 대체하는 정도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이에 비해 삼성종합화학·삼성테크윈의 사명은 크게 바뀔 공산이 높다. PMI을 거쳐 사업 구조에 변화가 따를 수 있어 사명도 이에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화 관계자는 “PMI를 거쳐 상반기까지 합병 작업을 마무리 할 계획으로 이 가운데 새로운 사명을 짓는 일은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핵심적인 작업”이라며 “올해만 5개 기업의 사명을 새로 짓기 때문에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인원의 의견과 합의를 얻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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