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헬스와 의료 빅데이터 활용을 위해 효율적 의료정보 표준이 마련돼야 합니다. 한국도 국제적 의료정보 표준체계 수립에 적극 동참해야 합니다.”
세계적 의료정보 표준화 전문가인 그래함 그리브 헬스인터섹션스 사장과 스탠리 호프 미국 유타대 교수의 말이다. 최근 국가기술표준원 주최, 한국표준협회 주관으로 개최된 ‘2015 스마트의료기술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두 국제 전문가는 전자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의료정보 표준 수립을 강조했다.
과거 병원 내 이뤄지던 의료서비스는 인터넷과 모바일 등으로 영역이 확대됐다. 의료정보 교류가 과거 수작업이나 한정된 네트워크 내에서만 이동됐지만 의료서비스 영역이 확대되면서 보다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이용한다. 의료정보 교류를 위한 전송 속도 요구도 커지게 된 배경이다.
이러한 점을 착안 FHIR(Fast Healthcare Interoperable Resources) 표준 수립을 추진됐다. FHIR은 웹 환경에서 건강정보 저장과 교환, 활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지원하기 위한 표준 기술이다. 그리브 사장은 “과거 스마트의료정보국제표준(HL7)에서 만든 의료정보 교류 표준은 기술자들이 활용하기 너무 어렵고 적용하는 방식에 따라 변경요인이 많다”며 “한계 극복을 위해 새로운 버전인 FHIR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모바일 헬스 서비스 등이 본격화되는 영국·호주·네덜란드·싱가포르 등에서는 기업이 기존 표준버전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여러 차례 지적됐다. 모바일 헬스 스타트업 기업은 기존 버전을 적용하는 데 진입장벽도 높았다. 표준 적용 방식이 제각각이어서 시스템간 상호운용성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FHIR은 설계와 적용 난이도가 낮고 적용시간이 빠르다는 것이 장점이다.
FHIR은 지난해 12월 초안의 표준체계를 처음 발표한 데 이어 올해 중순 중간 발표에 이어 2017년 최종 표준으로 만들어진다. 미국·호주·리투아니아 등은 향후 FHIR 적용을 국가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은 의료정보시스템과 의료기기 등 제조회사가 모인 회의에서 FHIR 적용 테스트를 논의한다.
의료서비스에 빅데이터 적용 논의가 본격화 되면서 상세임상모델(DCM) 표준도 화두로 떠올랐다. 현재 의료정보시스템, 모바일 헬스 기기, 신체 측정 정보 등 데이터의 형태는 모두 다르다. 융합 빅데이터 분석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DCM 표준이 필요하다.
호프 교수는 “DCM은 전자건강기록, 개인건강기록, 모바일 헬스 등 의료 관련 모든 데이터를 진료·연구·교육·통계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 형식을 제공한다”며 “DCM에서 상세라는 말은 진료나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를 상세하게 수집하고 저장,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DCM 표준은 이미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이를 활용하는 수준은 아직 미비하다. DCM 표준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용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작업을 진행한다. 호프 교수는 “DCM 표준 적용으로 전강증진과 질병예방에 효과가 있다”며 “의료비용을 낮출 수 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서는 민간 연구원과 기업 중심으로 의료정보 표준 활동이 활발하다. 스마트의료 국가코디네이터를 비롯해 국가기술표준원이 적극 지원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