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반도체용 고순도 쿼츠 잉곳 국산화에 성공했다.
고순도 쿼츠 잉곳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국산화로 국내 반도체 업계의 가격경쟁력 제고와 안정적 부품 조달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반도체용 쿼츠부품가공 전문업체 디에스테크노(대표 안학준)는 반도체용 고순도 쿼츠 잉곳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반도체용 고순도 쿼츠 잉곳은 반도체 제조용 식각장비와 디퓨전 장비의 체임버 구성 등에 들어가는 쿼츠 부품 원소재다.
쿼츠는 순도 99.99% 이상의 고순도 석영으로 구성되며 미국 모멘티브, 일본 도소·신에쓰, 독일 큐실·헤라우스 등 일부 해외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이를 수입해 임가공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반도체용 프라임 웨이퍼와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 반도체 부품용 실리콘 등 반도체 관련 핵심소재 상당수가 국산화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안학준 디에스테크노 대표는 “주요 소재 대부분이 국산화돼 있음에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쿼츠의 시장 상황을 개선하고자 소재 개발에 나섰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투자였지만 정부지원 등으로 쿼츠 잉곳 국산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디에스테크노는 쿼츠 소재 국산화를 위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70억원을 투자했다. 오는 2016년까지 4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한 반도체 제조회사의 지원으로 반도체 양산공정에 적용돼 제품 특성을 평가받고 있다. 회사는 다음 달 2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미콘코리아에 제품 표본과 상세 스펙을 소개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 연간 180억원 규모 수입대체 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내수 시장 안착 후에는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개발을 담당한 김영주 디에스테크노 연구소장은 “해외 유수 제품과 견줄 수 있을 만큼 품질이 우수하다”며 “앞으로 고순도화, 450㎜용 대형화, 특수 코팅기술 적용에 나서 소재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