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헤드폰을 가늠하는 기준은 무얼까? 용도에 맞춰 균형이 잘 맞은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지가 첫째 요건일 것이다. 여기에 부가적으로 덧붙으면 외부에 대한 차음 성능이나 착용감 등 주변 요소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실내용이냐 야외용이냐에 따른 분류에 따라서도 이들 기준을 달리하곤 한다.

◇ 보급형 헤드폰을 가늠하는 절대적 요소 ‘가성비’=하지만 이런 기준만으로 판단하는 건 어디까지나 이상적일 때에 한할 뿐이다. 소위 ‘가성비’라고 하는 값과 성능 간 고려 요소는 제품이 갖는 등급에 따라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보통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하이엔드급이라면 위의 고려 요소를 그대로 대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도 장르에 따라 특성이 다르듯 선호하는 음악에 따라 청취자 성향에 알맞은 헤드폰을 고르면 된다. 다른 장르 음악이나 음악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라면 또 그 분야에 알맞은 헤드폰을 따로 갖추는 식이다. 그만큼 하이엔드급으로 갈수록 용도에 따른 세분화가 잘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면 엔트리급에서는 어떨까? ‘가성비’는 엔트리급 헤드폰을 평가할 때 무척 중요한 점이 된다. 엔트리급 특징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서 최상의 성능, 청취자 성향에 따른 소리 균형이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 쓰더라도 무난한 성능, 청취자 성향이 아닌 절대 다수의 통념적 성향에 따른 소리 균형이 중요해진다. 그리고 이런 특징은 젠하이저 게이밍 헤드셋인 PC310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온이어 형식 오픈형 헤드셋이지만 무게가 가볍고 부드러운 쿠션으로 머리 위에 닿아 어느 정도 움직임에도 제 위치를 지킨다.

사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좋은 헤드폰이 되기 위한 소리 균형’이라는 건 원음을 가감없이 충실히 재생해내는 것이다. 강렬한 저음과 임펙트를 살리는 고음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저음과 중음, 고음을 똑같이 살려 청취자에게 거르지 않고 전달하면 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음향기기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를 무감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것이 어떤 기대가 되든 청취 후 감상이 되든 무미건조한 상태가 아니라 어떤 감정적인 요소를 자의적으로 더한다. 이런 상태에서 단순히 원음만 충실히 들려주는 건 중요한 요소인 감성적 전달을 배제하는 것이기도 하다. 대부분 음향 출력 기기가 V형 이퀄라이저를 통해 저음과 고음을 강조하는 게 이런 이유다.

젠하이저 PC310 G4ME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 젠하이저 게이밍 헤드셋 라인업에 속한 모델이지만 상위 모델인 G4ME ZERO나 G4ME ONE과 달리 흔히 접할 수 있는 보급형 헤드폰에서 겪을 수 있는 V형 이퀄라이저를 갖는 전형적인 보급형 헤드셋 특성을 가진 게 PC310 G4ME다. 보급형 라인업 특성 상 단지 게임에만 쓰도록 한 것이 아닌 청음에 관한 다른 분야에서도 두루 쓰도록 했기 때문이다. 하이엔드급 밀폐형 헤드폰에서 들을 수 있는 묵직한 저음과 깨끗하게 임펙트를 살리는 고음은 아니지만 적절히 강화한 저음과 고음은 어느 분야에 적용해도 적당히 듣고 즐길 수 있을 만큼 괜찮은 음질을 제공한다.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헤어밴드는 플라스틱 재질로 장시간 착용에도 부담이 없을 정도로 착용감이 가볍다.
◇ 보급형을 뛰어넘는 고성능 마이크=음질을 뒤로 하고 다른 부분을 살펴보면 여러모로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게 PC310 G4ME다. PC310 G4ME는 온이어 방식 오픈형 헤드셋으로 플라스틱 재질 헤어밴드를 써서 195g에 불과한 무게를 갖췄다. 온이어 방식이기 때문에 차음 성능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헤어밴드 압력이 가벼워 착용감이 뛰어나다. 이럴 경우 게임 중 헤드셋이 제 위치를 유지하지 못하고 떨어지는 등 문제를 우려할 수도 있으나 재질이 푹신한 머리 받침 부분만으로도 이용자에게 무리 없이 헤드셋 무게를 지탱할 수 있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역시나 PC310 G4ME이 자랑할 수 있는 기능은 마이크다. 젠하이저의 마이크는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정평이 나 있기도 한데, PC310 G4ME와 같은 보급형 헤드셋에 들어간 마이크조차 젠하이저 마이크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어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보급형 헤드셋이지만 노이즈 캔슬링 기능까지 들어간 고성능 마이크를 갖춰 시끄러운 공간에서도 대화 상대와 선명한 음성으로 말을 주고받을 수 있다.
보급형 제품에 어울리지 않게 노이즈 캔슬링 기능까지 더해 게임 중 다른 게이머와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깨끗한 음질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PC방과 같이 소란스러운 공간이어도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더한 젠하이저표 마이크의 위력은 최상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제공한다. 물론 대화를 마쳤을 때는 마이크를 위로 올리는 것만으로 마이크 음량을 무음으로 전환할 수 있어 대화 상대가 원치 않는 소리를 들을 일도 없다.
◇ 욕심 낼만한 보급형 게이밍 헤드셋 PC310 G4ME=젠하이저 PC310 G4ME는 게이밍 헤드셋이 갖춰야 할 요소를 충실히 갖추면서도 보급형 특유의 범용성도 놓치지 않을만큼 대중적 성향을 잘 고려한 헤드셋이다. PC를 쓰면서 가볍게 음악을 듣는 경우에도 PC310 G4ME이 들려주는 소리는 꽤 쓸만하다. 게임 속 환경을 반영해주는 효과음은 튜닝된 저음역과 고음역을 통해 현장감을 더하며 기본기를 갖춘 중음역을 통해 게임 속 환경을 알려주는 놓치기 쉬운 소리도 잘 잡아낸다.
마이크는 위로 완전히 들어 올리면 묵음 모드로 전환되어 게임 중 대화 상대에게 들어가는 불필요한 잡음을 막을 수 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더한 마이크는 원격 멀티 플레이에서 상호간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해주며 가벼운 무게와 적당한 압력을 가진 헤어밴드를 통해 오래도록 착용하고 있어도 불편하지 않다. 보급형 게이밍 헤드셋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PC310 G4ME의 특징은 무난한 수준을 넘어 한번쯤 욕심 내볼만한 제품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해준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장지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