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베노믹스 탄력...국내 소재부품 업계, 초 엔저 시대 대비해야

[기자수첩]아베노믹스 탄력...국내 소재부품 업계, 초 엔저 시대 대비해야

‘이 길밖에 없다.’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 건 기조다. 이 단순한 구호가 유권자에게 미친 영향은 효과적이었다. 아베 총리가 이끈 자민당은 지난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했다. 전체 의석수가 480석에서 475석으로 줄어든 가운데 자민당이 290석, 공명당이 35석을 획득했다. 제1 야당인 민주당은 73석을 획득했지만, 가이에다 당 대표와 간 나오토 전 수상이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정치적 입지는 약해졌다. 향후 아베 총리의 정책은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견제 세력이 없는 만큼 엔저를 기반으로 한 아베 총리의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소재·부품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지난 2012년 아베 총리가 집권한 이후 엔화는 가파른 속도로 약세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아베노믹스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지만, 엔저를 기반으로 일본 정보기술(IT)·자동차 수출 산업이 살아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최근 일본 대내 사정으로 엔화 하락 속도 조절은 있을 수 있지만 초엔저 시대의 도래는 불가피하다. 세계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으로서는 악재인 셈이다.

특히 IT시장에서 세트에 이어 소재·부품 주도권까지 확보하려던 우리나라로서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그동안 우리 기업은 유리한 대외 경제 환경을 누렸지만, 앞으로는 불리한 상황에서 일본 기업들과 경쟁할 수밖에 없다. 세트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우위는 여전하지만, 소재·부품이 문제다. 일본산 소재·부품 가격이 내려가면서 우리 기업들이 받는 압박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일본산 소재·부품의 경쟁우위는 확연해졌다.

우리 소재·부품 기업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전방 시장 트렌드에 적합한 제품을 발 빠르게 개발하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현명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 하드웨어(HW)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SW)를 결합해 솔루션 기반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다. 일부 국내 업체들은 과감한 사업 전략으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경쟁에서 이기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하면 죽는다. 우리 기업에게도 정말 ‘이 길밖에 없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