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시장 출사표 다이슨, 고가 전략 통할까

다이슨이 고가 가습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에어워셔가 아닌 가습기 시장에서도 ‘고가’ 전략이 통할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슨은 올해 하반기 국내에 자외선 살균 기능이 담긴 가습기를 출시한다. 다이슨은 가습기 하이제닉 미스트(Hygienic Mist)를 ‘날개없는 선풍기’ 디자인과 비슷하게 만들었다. 선풍기 기술인 에어멀티플라이어 기술을 가습기에도 적용해 가습한 공기를 방 전체에 고르게 전달할 수 있게 했다. 가습기를 사용하지 않는 여름에는 선풍기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다이슨 가습기
다이슨 가습기
다이슨 가습기
다이슨 가습기

가장 큰 특징은 수조에 자외선 살균 기능을 넣어 물 속 박테리아를 99.9%까지 없애준다는 점이다. 가습기의 고질적인 문제는 수조 속의 물이 박테리아의 온상이 돼 공기 중에 퍼지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살균제’ 파동을 겪었던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업체 설명이다. 이 제품에는 실내 온도와 습도를 모두 측정하는 지능형 온도 기능이 들어갔다. 물을 탱크에 한 번 넣으면 18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고 리모컨으로 15분에서 9시간까지 슬립타이머 설정이 가능하다.

다이슨은 가습기 개발에 6000만달러(약 650억원)가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에서 6만엔(약 55만원) 넘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고, 영국과 호주는 올해 3월, 한국과 미국에는 건조해지는 가을에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가습기 시장은 ‘살균제’ 파동 후 주춤하다가 휴대용 가습기 등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가습기 대체재인 에어워셔 시장은 20만~25만대 시장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다이슨이 넘어야 할 산은 ‘가격’과 ‘사후관리 서비스(AS)’다. 현재 가격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다이슨의 글로벌 가격정책을 고려할 때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비싸게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가습기는 보통 20만원을 채 넘지 않고, 공기청정 등 복합기능이 포함되지 않은 에어워셔 역시 30만~40만원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이슨의 고가 정책이 ‘가습기’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업계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높은 가격대 때문에 대중적으로 소구되기는 쉽지 않다”며 “AS 센터구축이 국내 가전기업들보다 떨어져 소비자들이 구매를 망설이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