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가 변하고 있다. 폐쇄와 규제로 담을 쌓고 지내던 미얀마가 관광객들에게 문을 활짝 열고 손짓을 한다. 여행자들에게 신비로운 땅이었던 미얀마는 더이상 가기 어려운 나라가 아니다. 하늘길로 제한하던 입국절차도 육지의 국경을 열어주고 닫혀있던 도로도 열어주고 있다. 세상이 변하면서 미얀마는 빗장을 열고 이념보다 자본을 선택했다. 이번주부터, 세상을 향해 유혹의 미소를 보내는 미얀마를 집중적으로 다루어보고자 한다.
이름이 알려진 미얀마관광지는 구석구석 공사로 요란하다. 개방의 속도를 높이다보니 봇물터진 관광객의 물길은 멈추기 어려워 미얀마전체의 숙소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시설 좋고 위치 좋은 호텔들은 할인가를 제시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인기있는 호텔들은 예약사이트에서 찾아보기도 어렵다. 덕분에 여행자들은 황당한 상황을 만나고 있다. 일이년사이 호텔가격이 두배 세배로 뛰고 있는 것이다. 동남아 다른 국가들에서 백불이면 되는 고급호텔이 미얀마 관광지에서는 2백불은 줘야 한다. 고급호텔가격이 오르고 방이 없다보니 도미노처럼 여행자숙소조차 가격이 오르고 방구하기가 어려워졌다.
덕분에 적은 경비로 시간을 낚으려는 은둔의 배낭여행자들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다들 미얀마에서는 바쁘다. 빠듯한 예산에 맞춰 보다 많은 곳을 돌아다니기 위해서 바쁘게 다니고 유명관광지에서 며칠씩 여유를 가지지 못한다. 동남아에서 자주 만나는 하숙생같은 배낭여행자들을 미얀마에서는 보기가 어렵다.여행자숙소의 장기투숙자는 비즈니스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려는 사람들이기 일쑤이다. 일상적이고 붐비던 현실로부터 떠나 마음의 안식처로 머물던 나라는 더이상 은둔의 나라가 아니다. 미얀마는 오늘이 다르고 내일을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관광지에 도착하는 순간 여행자들은 호객꾼들에게 둘러쌓여 정신을 차리기 어렵다. 어디를 가도 물건을 들고 따라붙는 아이들을 만나기 일쑤이다. 아직은 정돈되지 않은 도로를 달리는 수많은 교통수단들로 인해 도로는 혼잡하고 비포장도로에서 날리는 먼지때문에 숨을 쉬기 힘든 순간이 이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박하게 웃어주는 미얀마사람들을 만나면 그 모든 불편함이 일시에 사라지기도 하는 곳이다. 울타리가 없는 집들은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다 볼수 있어서 자꾸 기웃거리게 된다. 낯선 이들이 쳐다보아도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들에서 숨길것 없는 당당함을 보게 된다.
정치적으로 과도기를 겪고 있고 경제적으로 극단적인 빈부차이를 느끼는 미얀마에서의 여행은 자칫 혼란스러울수 있다. 한없이 순수하고 선량한 사람들을 만나는가 하면 전신을 중무장하고 무섭게 인상쓰는 군인을 수시로 만나기도 한다. 햄버거 하나를 3만원주고 먹기도 하고 반찬이 가득찬 한상을 삼천원에 먹기도 한다. 기사딸린 수입차를 렌트해서 다니기도 하고 마차에 앉아서 관광지를 돌아보기도 한다. 여행에 있어서 일관된 규칙이나 상식이 아직 통하지 않는 곳이 많다.
불교신자가 80%이상인 미얀마의 관광자원은 불교유적이 압도적으로 많다. 자연경관이나 살아가는 모습들이 종교와 어우러져 있다. 아름다운 경관에는 어김없이 불교사원이나 파고다가 조화를 이루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자주색 사리를 걸친 승려들의 행렬은 어디에 서있어도 한폭의 그림이 된다.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모습에 여행자들은 사진기를 들이대곤 한다. 다행스럽게도 미얀마 사람들은 관광객의 사진기에 호의적이다.
흔히 미얀마는 작은 나라라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상 프랑스보다 더 큰 나라이다. 미얀마를 제대로 돌아보고자 한다면 충분한 시간여유를 가지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도시 간 이동은 야간이동을 해야하거나 비행기를 타야하는 구간이 많다.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면 체력적으로 힘든 여행이 될 수도 있다. 시간과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면 여행지를 선택할때 취향과 목적에 따라 결정해야 후회가 없을것이다.
군사정권이 끝난 후 개방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아직 관광객에게 제한적인 지역이 많다. 알려진 관광지이외에 갈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제한이 풀리고 있는 지역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는 거의 불가능해서 4륜구동차량을 렌트하지 않으면 가기어렵다. 제한이 풀린 지역으로 가는 여행은 미얀마여행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행이 된다. 은둔의 나라임을 실감나게 해주는 여행이다. 미얀마여행중 가장 큰 경제적인 부담을 지불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행자들이 선택하는 이유가 된다.
아직은 수많은 관광객을 받을 준비가 부족해서 불편한 점이 많지만 여행자들은 미얀마의 매력에 끌려 끊임없이 몰려들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호텔과 식당들은 늘어나고 불합리한 외국인물가는 조정될것이다. 먼지나는 도로는 정비되어 걸어다녀도 불편하지 않을거고 택시잡기는 수월해지고 요금은 흥정하지 않아도 될것이다. 인터넷속도는 빨라질것이고 군복입은 사람들의 통제는 없어질수도 있을거다. 그때가 되면 불편했던 과거의 미얀마가 그리워질지도 모를 일이다. 은둔의 베일을 벗고 있는 미얀마의 미래가 어떨지 알수 없지만 순수하게 웃어주는 사람들의 미소는 변치않기를 빌어본다.
허여사의 여행상담실 http://cafe.daum.net/drivingto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