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SW학과생들 무더기로 특허 출원 ‘화제’…서울어코드 선정도 한몫

“얘들아, 우리 졸업 작품을 가지고 특허출원을 한번 내보자.”

충북대학교 이상호 소프트웨어(SW)학과 교수가 지난해 4월 4학년 학생들에게 한 이색 제안이다. 평소 SW학과 학생들이 성실하고 근면하지만 도전성이 부족한 것이 늘 아쉬웠던 이 교수는 학생들에게 도전정신과 특허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 이 같은 제안을 했다.

지난해 졸업작품을 특허 출원한 충북대 SW학과 학생들은 최근 이를 지도한 이상호 교수(뒷줄 왼쪽 두 번째)와 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졸업작품을 특허 출원한 충북대 SW학과 학생들은 최근 이를 지도한 이상호 교수(뒷줄 왼쪽 두 번째)와 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학생들 반응은 무모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보고 특허를 내라고?” “교수님들도 출원하기 어렵다는 그 특허를?”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며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이 교수는 보람된 일이고, 해낼 수 있다며 밀어붙였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작년 10월 말, 충북대 SW학과는 특허청으로부터 10개 SW가 출원이 완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특허에 무지였던 학생들이 6개월 만에 그 어렵다는 특허 출원에 성공한 것이다.

학생들은 특허 전문가 초청 특강과 지도교수 및 기업의 멘토링을 받아 6개월 만에 거의 특허 전문가가 됐다. 학생들이 출원한 SW중에는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한 데이터 공유 시스템 및 방법’과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식물정보 제공 시스템 및 방법’ 등 요즘 화두인 클라우드와 스마트팜 등이 포함돼 있다.

학생들을 지도한 이상호 교수는 “정말 믿기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며 “정말 애썼다. 그리고 고맙다”고 노고를 치하했다.

엄하기로 소문난 이 교수가 학생들을 칭찬한 것은 충북대에서 근무한 34년 중 이번이 처음이어서 학교 내에서 또 다른 화제가 됐다.

학생들 특허 출원에 도움을 준 특허사무소 웰아이피에스의 김명규 대표는 “특허 관련 업무를 10여년째하고 있지만 이번처럼 SW학과 학생들이 무더기로 특허를 출원한 것은 처음”이라며 “학생들의 열정이 매우 뜨거웠다”고 말했다.

충북대 SW학과 학생들이 특허를 무더기로 출원한데는 지난 2012년 이 학교가 ‘서울어코드’에 선정된 것도 한 몫을 했다.

이상호 교수는 “서울어코드사업 선정을 계기로 학생들의 창의적 설계 능력이 많이 높아졌다”며 “기업이 제공한 주제를 소프트웨어 개발과 기획, 설계에 반영하는 산학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주=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