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과학연구원, TB급 비휘발성 메모리 원천기술 개발

현재 시판중인 제품보다 7000배 이상 저장용량을 늘릴 수 있는 획기적인 메모리 제작 원천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신용현)은 나노소재평가센터 엄대진, 문창연, 구자용 박사팀이 테라바이트급 비휘발성 메모리를 제작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KRISS 엄대진, 문창연, 구자용 박사(왼쪽부터)가 저온 주사터널링현미경 장비를 이용해 실리콘 물질표면의 원자 및 전자 구조를 측정하고 있다.
KRISS 엄대진, 문창연, 구자용 박사(왼쪽부터)가 저온 주사터널링현미경 장비를 이용해 실리콘 물질표면의 원자 및 전자 구조를 측정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나노레터스 1월 14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실리콘 웨이퍼에 일정량의 붕소(B)를 주입해 열처리하는 간단한 공정으로 표면에 노출된 실리콘 원자 각각에 ‘0’이나 ‘1’의 이진정보를 쓰고 지울 수 있는 초고집적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일부 연구팀에서 불규칙한 결함 구조나 인공구조물을 이용해 원자 스케일에서 메모리 기능을 시연했지만 위치 제어 등에 어려움이 많아 응용 가능성이 낮았다.

연구팀은 “결함구조나 인공 구조물이 아닌 정상적인 표면 원자를 이용해 실험을 성공한 것이라 향후 상용화 하는데 제약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제작한 메모리의 정보 저장능력은 상용화 제품과 비교해도 200~300배 이상 집적도가 더 높다. 더욱이 시판 중인 플래시 메모리가 24~32개 층을 적층한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동일한 층수로 환산하면 실제 저장밀도는 현재보다 7000배 이상이나 된다.

엄대진 박사는 “해당 연구결과는 원자스케일의 기억소자를 구현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기 때문에 추가 응용연구가 이루어진다면 한 차원 높은 용량의 비휘발성 메모리 제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