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통 세라믹 소재 기술로 개발한 수질정화용 필터와 정수장치가 저개발 국가의 식수 확보를 위한 적정기술로 재탄생했다. 현지에서 나오는 재료로 간단하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도록 개선한 기술로 현지민의 수인성 질병 예방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세라믹기술원(원장 김민)은 굿네이버스와 함께 캄보디아에 현지원료로 제조된 정수필터와 이를 활용한 무전원 정수장치를 보급한다고 22일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저개발국 적정기술 개발·보급 사업 ‘R&D 36.5℃ 전략’의 일환이다.
이번에 보급되는 정수필터는 세라믹기술원이 황토가 포함된 도자소지와 숯을 활용해 개발한 것으로 지난 1년간 현지 토양과 야자껍질 등을 활용해 만들 수 있도록 현지화 작업을 거쳤다. 개당 20달러 내외로 저렴하게 제작 가능하다.
현지 식수를 대상으로 필터와 정수장치의 기능을 테스트한 결과, 중금속 제거는 물론이고 탈취효과까지 우수해 먹는 물 기준에 부합했다는 평가다.
캄보디아 현지에 정수필터를 생산할 수 있는 가마와 장비 등 기반을 구축하고 현지 원료를 활용한 정수필터의 시험생산을 완료했다. 최근 캄보디아 빈티민제이에 정수필터 생산시설을 준공하고 굿네이버스 캄보디아 지부로 기술이전도 진행했다.
세라믹기술원은 개방과 공유 등 정부3.0의 가치를 반영, 보유기술(특허) 개방과 민간(NGO) 협력으로 세라믹 적정기술을 저개발 국가에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국내 국제구호 NGO 굿네이버스와 ‘저개발국에 필요한 세라믹 적정기술 연구개발 및 보급’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김민 세라믹기술원장은 “이번 캄보디아 지원을 계기로 저개발국에 필요한 세라믹 적정기술을 추가로 발굴해 개발과 보급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라믹 정수필터로 현지 식수 여과 전후 비교>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