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아 내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갈등 심화, IS의 북부 이라크 침공 등 산유국의 정정불안으로 지난해 6월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들어 유가 상황은 급변했다. 주요국 경기회복 지연으로 인한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산유국 정정 불안 완화, 미국 셰일오일 생산 증가 및 OPEC 감산합의 실패가 맞물리면서 유가는 곤두박질쳤다. 지난 16일 기준 두바이유 배럴당 44 달러를 기록해 3년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배럴당 2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올해 저유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1·2차 오일쇼크 사례를 살펴보면 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개발 붐이 일어났다가 이후 유가가 안정되면서 다시 사그라졌다. 지금도 저유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보다 싼 화석에너지 사용이 확대돼 신재생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 신재생에너지 산업 투자액은 전년대비 16% 증가한 3100억 달러로 양호한 수치를 기록했다. 주요 투자기관들은 올해 투자액도 전년 대비 10% 증가하는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IE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4년부터 2040년까지 신설 발전설비의 약 60%는 신재생에너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둘러싼 상황이 과거와 다르기 때문에 저유가의 영향력은 과거 대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그 이유를 보면 다음과 같다. 세계 신재생에너지 수요의 80% 가량이 중국, 미국, 일본 및 유럽에서 생겨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노력으로 신재생에너지 지원 기조는 크게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중국은 석탄발전 의존도가 높아 스모그와 같은 환경문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으로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사회 압력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미국은 셰일가스와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청정에너지 국가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어 지원정책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은 2014년 4월까지 승인된 신재생에너지 용량이 70기가와트(GW)이며 2016년까지 순차적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도 신기후변화체제 출범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화석연료 이슈가 다시금 부각될 전망이다. 지금 저유가 상황으로 개도국 신재생에너지 수요와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으나 주요 수요국의 지원기조는 큰 틀에서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경제성이 향상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풍력발전단가는 이미 가스 발전단가 보다 낮아졌다.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 전력회사에서 공급받는 전기보다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가 더 저렴한 그리드 패리티를 달성한 지역이 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정부의 보조금 의존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어 신재생에너지는 자생할 수 있는 여건을 스스로 마련해 나가고 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공급시스템의 구축을 위해서도 신재생은 필수다. 지금은 불과 6개월 만에 원유 가격이 50% 이상 하락했지만 반대 경우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대안이 요구된다. 기술에너지인 신재생에너지의 사용 확대는 좋은 해답이 될 수 있다.
화석에너지는 유한한 자원이다. 저유가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나면 유가는 다시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저유가 상황은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현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신재생에너지라는 과실을 누가 따게될지 정해질 것이다.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기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해외경제硏 선임연구위원 nicekang@koreaexim.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