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 게임 시장은 어땠을까. 시장조사기관 뉴주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750억 달러, 올해는 800억 달러, 오는 2016년에는 86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2013년 700억 달러 규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이다.
◇ 2014년 온라인 게임 시장은…=이런 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분야는 콘솔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콘솔 게임은 2013년 251억 1,800만 달러, 오는 2018년에는 319억 3,600만 달러로 35.9%를 차지한다. 이런 콘솔 게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건 온라인 게임이다. 온라인 게임은 같은 기간 213억 7,600만 달러에서 306억 100만 달러까지 성장하면서 시장 점유율 34.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목 받는 모바일 게임의 경우 점유율은 2018년 16.8%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뉴주의 보고서를 인용하면 전통적인 PC 게임, 그러니까 패키지 시장 점유율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이미 2013년 8.6%, 2016년에는 5.8%까지 내려앉는다. 콘솔과 온라인 게임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모바일 게임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는 얘기다.
엔비디아의 저스틴 워커(Justin Walker) 엔비디아 지포스 프로덕트 매니저가 말하는 PC 게임이란 패키지가 아닌 PC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게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4년 게임 시장을 정리하는 소개를 하면서 지난해 출시된 PC 게임 수가 338개로 플레이스테이션 146개, 엑스박스 원 98개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또 PC 게임 성장에서 고해상도라는 점, e스포츠의 폭발적인 성장 2가지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뉴주의 발표에서도 전 세계 60억 인구 가운데 무려 14.9%에 달하는 8억 명이 게임을 접해봤으며 이 가운데 37.8%는 꾸준히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저스틴 워커 매니저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경우 e스포츠 시청 시간만 해도 1억 7,900만 시간에 달한다는 점도 되짚었다.
◇ 언리얼엔진4 통합·IPS 지싱크 모니터=엔비디아의 지포스 게임군이 노리는 시장도 바로 이들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게임 시장을 대상으로 지싱크(G-Sync)와 게임을 저장하거나 공유하는 셰도플레이(Shadowplay), 쉴드 태블릿 등을 이용해 PC 게임을 스트리밍해서 즐기는 게임스트림(Gamestream) 같은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물론 고품질 게임을 위해 잔디 효과를 주는 터프이펙트(TurFeeffect), 피직스 플렉스(Physx Flex), 실시간 조명 효과인 VXGI 같은 게임웍스 모듈도 내놨다.
엔비디아 입장에선 언리얼엔진4도 빼놓을 수 없다. 엔비디아는 자사 기술과 언리얼4 엔진과의 통합을 강화하는 한편 올해 상반기 이들 기술을 이용한 수많은 게임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언리얼엔진4에는 앞서 소개한 게임웍스 모듈을 올해 안에 통합, 제공하게 된다. 게임 개발 환경 자체에서 아예 자사 기술을 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지싱크의 경우 지난해 에이수스와 에이서, 벤큐, 필립스 같은 업체가 24, 27, 28인치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올해에는 에이서가 지싱크를 지원하는 첫 번째 IPS 디스플레이 모델이자 144MHz를 지원하는 XB270HU(사진 위)를 2월 출시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는 에이수스가 IPS 디스플레이에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지싱크 모니터인 ROG PG27AQ를 내놓는다.
물론 엔비디아 자체의 메인 요리가 칩인 만큼 새로운 GPU 아키텍처인 맥스웰(Maxwell)도 빼놓을 수 없다. 맥스웰은 GPU 성능 외에 전력 효율을 함께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개발한 것이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기존 케플러와 견주면 전력 효율은 2배에 달한다. 앞서 설명한 VXGI나 DSR, MFAA 같은 모듈을 지원하는 한편 가상현실 기술도 이용할 수 있다. 또 설계 자체에서 다이렉트X12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것이기도 하다.
저스틴 워커 매니저는 맥스웰에 대한 시장 반응도 좋았다고 말한다. 그의 설명을 빌리면 맥스웰 발표 이벤트는 전 세계에서 130만 명이 시청했다. 9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GTX 980과 970은 이제까지 100만 개가 넘게 팔렸다고 한다. 하이엔드라는 점과 9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라는 설명이다. 이미 맥스웰을 이용해 게이머가 게임을 즐긴 시간도 1억 시간이 넘는다.
◇ 업그레이드 시장 노리는 GTX960=서론이 길었지만 저스틴 워커 매니저가 우리나라를 찾은 이유는 지포스 GTX960 출시를 위해서다. 앞서 설명했듯 GTX 980과 970 등 하이엔드 모델만 선보인 상태였지만 맥스웰을 적용한 중경량급 모델로 아키텍처 확산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GTX960의 기본 사양을 보면 이렇다. 쿠다 코어 1,024개이며 코어 클록은 1,127MHz, 메모리 클록은 1,178MHz이며 메모리는 128비트 2GB다. 메모리 속도는 기존 표기와 달리 9.3Gbps로 나타냈는데 메모리 자체가 기존보다 33% 더 빨리 돌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기존 표기 방식으로는 구분이 되지 않아 바꿨다는 설명이다.
저스틴 워커 매니저는 GTX960을 한마디로 “스윗 스팟(Sweet Spot) 제품”이라고 밝혔다. 가격대비 제공폭이 합리적이라는 뜻이다. 흔히 말하는 가성비 모델이라는 것. 아 제품은 고해상도 게임도 40∼43프레임 사이로 원활하게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오버클록이 잘 된다는 장점도 지녔다. 물론 원활한 오버클록은 GTX960의 장점이라기보다는 맥스웰 아키텍처의 특징이기도 하다(동시 레퍼런스가 아닌 오버클록 모델이 다수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GTX960의 성능은 최상위 기종인 GTX980과 비교하면 40% 가량으로 생각하면 된다. 가격대는 정확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기존 GTX760과 비슷하다는 설명.
가겨대는 GTX960이 노리는 대체 시장을 말해준다. 실제로 엔비디아 측은 스팀을 통해 가장 많이 쓰는 GPU를 확인해보면 GTX760과 GTX660이 많았다고 말한다. 가격대비 성능을 선호하는 게이머의 층이 가장 두텁다는 얘기다. 저스틴 워커 매니저는 이런 이유로 GTX960이 1080p 게임을 60프레임대로 소화하고 싶은 게이머의 업그레이드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존 GTX660의 경우 같은 조건에서 40프레임 이하인 만큼 70% 가량 성능 개선 효과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게임도 30W 전력이면 최고 옵션을 다 켠 상태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 팬리스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맥스웰 아키텍처를 쓴 만큼 전력 효율에서도 장점이 있다. GTX660의 TDP가 140W인 데 비해 GTX960은 120W다. 전력 효율이 좋다는 건 소음이 적다는 혜택으로 이어지는 한편 앞서 설명한 오버클록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엔비디아 설명을 빌리면 이 제품은 코어 클록의 경우 1.5GHz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 정도까지는 오버클록을 해도 안정적이며 소음도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실제로 현장에서 시연을 한 PC의 경우 온도는 71∼72℃ 사이로 안정적이었다. 그 밖에 다이렉트X10과 11 거의 모든 게임에 대해 MFAA 지원도 가능하며 H.265 인코딩과 디코딩도 모두 지원한다.
GTX960이 어떤 소비자 반응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 IT 전문가는 “실제로 테스트를 해보니 GTX760과 770 중간에 머무는 정도여서 이전 세대와 견주면 9∼10% 성능 향상”이라고 말한다. GTX760보다는 660이나 650 사용자가 업그레이드를 할 때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또 엔비디아가 GTX970 등을 내놓으면서 기존 GTX770이나 780 등을 단종시킨 상황인 만큼 GTX960과 970의 성능 차이를 보완해줄 징검다리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는 분석. 저스틴 워커 매니저는 아직까지 계획에 없다고 밝혔지만 조만간 GTX960 Ti가 나올 가능성도 얼마든지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나온다고 해도 지금 당장은 경쟁 업체인 AMD 쪽에 신제품이 없는 상황이니 시차를 두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