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성 삼성SDI 사장과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이 현재 공석 중인 한국전지산업협회장직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 이차전지 산업 대표 단체의 수장자리인 만큼 두 회사 간 미묘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전지산업협회는 지난해 말 박상진 전 협회장(전 삼성SDI 사장)이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으로 이동함에 따라 다음달 중순 협회 총회를 통해 새 회장을 선임한다고 25일 밝혔다.
박 전 회장이 2년여의 잔여 임기를 앞둔 가운데 회원사 등 업계는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선 삼성SDI가 남은 임기를 채워야 한다는 반면에 또 다른 측에서는 삼성SDI가 4년여 동안 회장사를 역임한 만큼 형평성을 고려해 LG화학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협회장은 한국전지연구조합 이사장까지 겸직하게 된다. 이 때문에 산업 활성화와 함께 국책 과제 등에서도 입김을 낼 수 있는 자리다.
전지산업협회 핵심 관계자는 “협회장을 계속 공석으로 둘 수 없어 다음달 중순 총회에서 새 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라며 “특정 회사가 회장사로 거론되고 있지만 외부서 보는 시각과 달리 경쟁 분위기가 아닌 대의적 차원에서 원만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신임 회장 선출이 삼성SDI와 LG화학 사이 미묘한 신경전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지난 2011년 창립한 전지산업협회는 삼성SDI·LG화학을 포함해 SK이노베이션·GS에너지·에너테크인터내셔널 등 61개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너지저장협회(ESA)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양국 간 에너지저장산업발전·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시장 교류에 나서며 협회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