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반도체 재료 강자 日 정조준한 韓 스타트업

설립 2년차를 앞둔 반도체 재료 부문 스타트업 엔트리움이 일본 소재시장 공략에 나선다. 스타트업이지만 앞선 기술을 무기로 재료 시장 전통 강자인 일본 기업들과 나란히 경쟁을 시작한다.

엔트리움(대표 정세영)은 자체 개발한 비등방성 전도성 접착필름(ACF)용 도전성 입자로 국내외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이미 국내 대기업 한 곳에서 납품 승인을 받아 첫 매출을 냈다.

도전성 입자는 터치스크린패널(TSP)과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연결하는 ACF에 사용하는 재료다. ACF는 일본 히타치와 덱세리얼즈가 주로 생산하며 도전성 입자는 일본 세키스이화학과 니폰케미칼이 세계 시장의 99%를 양분한다. 관련 시장을 일본 기업들이 장악한 셈이다.

엔트리움은 일본 ACF 기업을 타깃으로 도전성 입자 공급을 추진한다. 입자 크기가 10미크론 수준으로 기술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한 데 이어 대형 TV용 시장 진출을 노린다. 대형 TV는 입자가 3미크론 수준으로 작고 한 대에 여러 ACF를 부착해 물량이 많다.

정세영 대표는 “ACF 시장에 진입하려면 시장 강자인 일본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현지 기업들과 경쟁할 수밖에 없다”며 “엔트리움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은 일본 기업들과 충분히 경쟁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도전성 입자는 세계 시장 규모가 2000억~3000억원으로 엔트리움은 10~15% 점유를 우선 목표한다”고 덧붙였다.

엔트리움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과 방열판을 접착하는 특수 소재인 열계면물질(TIM) 사업에서도 올해 첫 수확을 기대한다. 대만·중국 기업과 공급을 논의 중이다. 기존 TIM의 열 전도성이 낮아 AP의 열을 제대로 방출하지 못하는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정 대표는 “열 전도가 잘 되는 입자를 집어넣어 전도율을 높이는 특허 기술이 핵심”이라며 “기존 제품들보다 기능이 우수해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엔트리움은 지난해 말 산업은행 등에서 35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늦어도 내년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