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정보시스템에 ‘삼성전자식 DNA’ 이식이 본격화됐다. 두 금융계열사는 수천억원을 투입해 삼성전자 전사자원관리(ERP)에 적용된 SAP 핵심보험 솔루션을 적용한다. 삼성증권·카드에 이어 삼성화재·생명이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 삼성SDS는 대외 금융 시스템통합(SI)사업을 철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 분야에서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자기자본 대비 5.6%인 4500억원의 예산을 투입, SAP ERP 기반 차세대 보험시스템 구축을 착수했다. 삼성생명도 약 2000억원을 투입, SAP 솔루션을 적용하는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삼성그룹이 추진하는 일류화 프로젝트 일환이다. 당초 삼성그룹은 제조·서비스기업에 비해 일류화 진행이 늦다는 판단 하에 금융계열사 전체를 대상으로 삼성전자에 구축한 SAP ERP 적용 방안을 추진했다. 이후 언스트앤영과 딜로이트컨설팅이 차세대시스템에 SAP 솔루션을 적용하는 컨설팅을 진행했다.
오랜 기간 논의 끝에 삼성증권과 삼성카드는 국내 특성상 SAP 솔루션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 자체 개발을 진행했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SAP의 코어인슈어런스 기능을 갖는 ERP 솔루션을 적용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삼성화재는 이달부터 오는 2017년 2월 말까지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삼성화재는 글로벌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사 최적화 관점의 프로세스 혁신과 ERP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정보계를 제외한 계정계시스템 구축 중심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도 최근 SAP 솔루션을 적용하는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1년 차세대 시스템을 가동했지만 그룹 금융일류화 프로젝트에 따라 SAP를 적용, 다시 진행하고 있다. 삼성생명 차세대 시스템도 2000억원에 이르는 상당한 예산이 투입된다. 삼성증권과 삼성카드는 SAP 솔루션을 적용하지 않고 자체 개발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3년 5월 차세대 시스템을 가동했고 삼성카드는 오는 2월 완료한다.
잇단 삼성 금융계열사 차세대 프로젝트로 삼성SDS는 매년 2000억원 이상의 관련 사업 실적을 올리고 있다. 삼성SDS는 2012년 삼성증권 차세대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삼성카드·삼성생명·삼성화재 차세대 프로젝트에 꾸준히 참여한다. 삼성SDS는 최근 삼성화재와 1786억원 규모의 ERP 시스템 패키지 부문 개발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삼성SDS의 연간 매출액 대비 2.53%의 비중을 차지하는 규모로 작지 않다. 삼성생명과 계약도 임박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