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자동운전차, 실제로 타보면…

올해 들어서 구글이 개발 중인 자동 운전 차량이 도로 테스트를 시작하게 됐다. 이런 구글 자율주행 차량에 시승한 한 블로거가 공개한 탑승 소감이 눈길을 끈다.

구글 자동운전차, 실제로 타보면…

먼저 자동 운전 차량의 목적. 구글이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하는 이유가 되겠지만 사람은 운전 중에 졸거나 때론 술을 마시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일어나는 교통사고로 인해 미국에서만 해도 연간 3만 1,000명이나 사망자가 발생한다. 미국에선 15∼24세 사이 사망 원인 중 1위가 교통사고라는 결과도 있다.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 중 40%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자동차가 편리한 도구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자칫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흉기가 되는 것도 한 순간이다. 자동차 탄생 이후 100년 이상 자동차를 괴롭혀온 가장 큰 고질병은 ‘휴먼 에러’다. 구글이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하려는 목적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다음은 이렇게 탄생한 구글의 자율주행 차량이 적어도 지금까지는 ‘겁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 자율주행 차량을 시승한 이 블로거가 처음 느낀 건 구글 자율주행 차량이 천천히 움직인다는 것이다. 표현을 빌리자면 다른 운전자에게 위해를 가하는 게 아니라 반대의 의미로 좌절에 빠지게 한다고 말할 만큼 움직임이 조심스러웠다는 것이다.

자동 운전이 주는 격렬함이라고 하면 소프트웨어 조정으로 가능하겠지만 사람을 태우고 구글 본사가 위치한 마운틴뷰 시가지를 주행하는 내내 자율주행 차량은 마치 면허를 회수당한 초보 운전자처럼 조심스럽게 운전을 했다는 설명이다.

물론 아직 실험 과정에 있는 자율주행 차량은 이보다 심한 운전도 가능하지만 도로 주행에 나선 차량은 움직임이 너무 조심스러웠다는 것.

다음은 귀엽다는 것이다. 구글이 디자인한 자율주행 차량은 의식적으로 예쁜 모양새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 사람의 심리 자체가 생물이라고 느낄 때 해당 대상에 대한 존중하는 감정을 품는 경향이 있는 만큼 구글 자율주행 차량도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을 했다는 것이다. 첨단 장비지만 다른 운전자에게 공격할 의도가 없다는 인상을 주려는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것. 개발이 진행 중이고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지만 여전히 완벽에 이르려면 추가 개발 요소가 남아 있다. 신호가 없는 교차로를 통과하거나 신호등 색상이 바뀔 때 등은 자율주행 차량에게도 쉽지 않은 경우다.

이 블로거 역시 자율주행 차량에 시승하고 거리를 달리다가 옆길에서 큰길로 합류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차량 흐름상 앞으로 가야했지만 자율주행 차량은 전혀 움직이지 않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진행 방향 끝쪽 도로 반대편에 서있던 보행자 한 명이 도로를 건널지 말지 알 수 없는 미묘한 동작을 취하고 있어 자율주행 차량의 판단을 어렵게 해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물론 차량은 잠시 후 보행자가 도로를 건너지 않는다는 확실한 판단을 한 뒤 큰길로 비로소 합류했다고 한다.

다음은 그럼에도 빨리 실현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차량에 시승해본 이 블로거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았지만 이 차량이 빨리 실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 그는 자신의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쓰러져 뇌 손상을 입었는데 이후부터 자동차를 운전할 수 없게 되어버린 일을 떠올렸다. 그 탓에 사회와의 거리도 그만큼 멀어져 버렸다는 것.

지금은 자율주행 차량에 가격이 얼마인지 혹은 지금 타는 자동차와 대체 가능한지 같은 궁금증을 갖게 되겠지만 이보다 더 스마트한 생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미국에선 장애인이 일을 하고 노년층이 기술을 통해 더 나은 생활을 하려면 자동차가 차고에 주차만 되어 있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자율주행 차량이 실현되고 카셰어링이 늘면 주차 문제와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마지막은 특별한 경험은 없었다는 것. 이 블로거는 자율운전 차량을 직접 체험해본 경험에 대해 처음에는 신기했지만 점점 익숙해졌고 마지막엔 자동차가 마음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마저 잊을 정도였다고 말한다. 컴퓨터가 신호를 확인하고 보행자와 자전거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 같은 행동을 마치 사람처럼 한다. 이는 인간이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 중 얻은 뇌의 기능을 불과 수십 년에 불과한 컴퓨터 기술이 이뤄낸 결과라며 감동했다.

구글 자율주행 차량은 도로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 차량끼리의 경험을 데이터로 공유하게 된다. 여기에서 얻는 경험치는 인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미 인간으로 따지면 40년치에 해당하는 운전자 경험을 쌓았지만 이 기술은 아직도 신생아 단계이며 앞으로 더 발전해나갈 것이다. 자동운전 시대 대중화를 기대해야 하는 이유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