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가 중국 인터넷 공룡들의 올 가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을 앞두고 한국 기업에 미칠 악영향을 재단하고 있다. 알리바바, 바이두, 징둥, 넷이즈, 치후360, 시나, YY 등 중국 유명 검색 포털·전자상거래·소셜미디어 기업이 대거 포함돼 긴장도가 높다.
28일 KDB대우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은 중국 인터넷 기업이 오는 11월에 MSCI에 편입할 것이라며 기존 구성종목 축소로 인한 한국 증시의 비중 감소와 최대 1조7000억원의 자금 이탈을 예상했다.
MSCI는 국제 금융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세계적 주가 지수로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발표한다. 선진·신흥시장별 주식을 업종 분류해 종목을 택하며 삼성전자 등 우량 종목이 MSCI 코리아 종목에 포함됐다. 해외 기업 상황을 모르는 많은 외국인 투자자가 이 지수로 투자를 판단한다.
이번 MSCI의 국외 상장 주식 지수편입 조건 변경으로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17개의 신흥시장(EM) 지수 편입이, 미국·싱가포르에 상장된 자딘 메이슨 등 홍콩주식 3개 종목의 선진시장(DM) 지수 편입이 유력하다. MSCI는 본국과 같은 시간대에 거래되지 않는 DR이나 국외에만 상장한 주식도 편입할 수 있게 지난 16일 조건을 완화했다.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뉴욕에 상장, 거래시간 차이로 인해 그간 편입되지 않았다. 중국과 거래시간이 같은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텐센트는 이미 편입됐다.
편입 시점은 올해 11월로 마지막 거래일(30일)로 꼽히고 있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의 MSCI 기존 편입 종목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과 대만은 EM에서 중국 다음으로 비중이 커 상대적 감소폭이 클 것이란 예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알리바바 등 기업의 MSCI 차이나 지수 편입으로 한국의 0.55% 가량 EM 비중 감소를 예상했다. 1조4000억~1조7000억원 규모의 한국 주식 매도 유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EM 편입이 예상되는 17개 종목들의 시가총액 합계는 지난 주말 기준으로 4400억달러”라며 “지수내 국가별 비중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구성종목수가 140개에서 157개로 늘어나 비중이 19.7%에서 22.8%로 확대되고 한국은 106개로 비중이 14.6%에서 14%로 줄어든다고 추산했다.
KDB대우증권도 예상 매도 강도 상위 20위권 종목으로 삼성전자우, 현대차우, 네이버와 SK 등을 꼽으며 11월을 기점으로 1조1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가량의 증시 자금 이탈을 예상했다.
NH투자증권도 중국 기업의 MSCI 차이나 편입을 부정적 뉴스로 판단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편입되는 만큼 한국물 비중이 축소될 것”이라며 “사우디 아라비아의 MSCI EM 편입도 유사한 영향을 미쳐 중장기적으로 우리에게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표. MSCI 지수 편입 예상 기업 목록>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