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대우전자(대표 최진균)가 중국기업들의 ‘대우’ 브랜드 무단도용에 대해 강력한 법적조치에 나선다. 중국 사업 강화를 앞두고 대우 브랜드의 정통성을 확보하고 짝퉁으로 인한 프리미엄 이미지 훼손을 막기 위한 전략이다.
28일 동부대우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는 중국 웨이하이대우전자를 상대로 상표권 무단 사용에 대한 고발 등 법적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대우 브랜드의 독점 사용권을 가진 동부대우전자의 권리를 웨이하이대우전자가 침해했다는 것이 요지다.
웨이하이대우전자는 1995년 옛 대우전자가 중국 자본과 합작한 회사로, TV·모니터·태블릿PC 등을 생산한다. 하지만 2002년 대우전자 모니터사업부(현 대우루컴즈) 분리와 함께 동부대우전자와의 지분관계도 모두 소멸됐다. 이 회사는 현재 자사 제품에 파란색 옛 대우그룹 로고를 부착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소비자는 정식 대우 브랜드로 오인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쇼핑몰 등 유통망에서도 버젓이 ‘대우 TV’로 판매되고 있다.
중국에서 TV 사업을 준비 중인 동부대우전자도 웨이하이대우전자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중국 사업 준비 과정에서 웨이하이대우전자에 경고장을 보내 브랜드 무단 사용의 불법성을 알렸지만 시정되지 않았다”며 법적조치 이유를 밝혔다.
알리바바 등 중국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짝퉁 ‘대우 TV’도 골머리다. 알리바바에서는 현재 대우 브랜드라고 소개된 40여종의 TV가 판매되고 있다. 이들은 중국 내 산재한 소규모 TV 제조업체들이 브랜드를 무단 도용한 제품이다. 특히 제품 자체에는 로고를 붙이지 않고 인터넷 판매 웹 페이지에만 브랜드를 노출하고 있어 적발도 쉽지 않다.
브랜드가 여러 업체에 의해 남발되는 점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조악한 구성에 사후서비스(AS)도 확실치 않은 데다 상세한 성능 소개도 없다. 삼성전자 스마트 TV 화면을 제품소개에 무단 사용한 업체도 있다. 해외배송도 자유로워 사실상 전 세계가 짝퉁제품의 판매 사정권이다.
세계 전자제품 시장에서 대우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는 회사는 옛 대우일렉을 승계한 동부대우전자밖에 없다. 최진균 부회장 부임 후 냉장고, 세탁기, 오븐 등 생활가전의 프리미엄화를 추구하고, TV 등 영상가전을 강화하는 입장에서 중국산 저질 짝퉁으로 인한 브랜드 신인도 악영향도 우려된다.
동부대우전자는 중국 시장의 브랜드 도용과 짝퉁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짝퉁도 관련 사항을 파악하고 있다”며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전자사업에서의 대우 브랜드 사용권은 동부대우전자에 있다”고 강조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