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에서 중요 역할을 해온 바이러스?

스웨덴 룬드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인간의 뇌라는 복잡한 네트워크에서 지난 수백만 년 동안 바이러스가 중요한 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뇌에서 중요 역할을 해온 바이러스?

이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는 건 내생 레트로 바이러스다. 내인성 레트로 바이러스는 레트로 바이러스(retrovirus)가 인간의 생식 세포 게놈에 들어가 해당 계통 게놈의 일부로 유전되는 바이러스 유래 유전자를 말한다. 이 바이러스는 인간 게놈에 존재하고 있으며 DNA의 5% 정도를 구성하고 있다고 한다.

레트로 바이러스는 크게 외래성과 내인성 2가지로 나뉜다. 외래성 바이러스는 RNA를 유전자와 바이러스 생물에 감염되면 숙주 세포 안에서 자산의 RNA 염기 서열을 베껴서 DNA를 합성, 증식해간다.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 HIV 같은 게 레트로 바이러스에 해당한다.

반면 과거 외래성 레트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결국 생식 세포에 들어가 숙주의 게놈 일부가 된 게 내인성 레트로 바이러스다. 물론 지금까지는 인간의 5%를 차지하는 이런 내인성 레트로 바이러스는 무용지물 같은 정크 DNA라고 생각되어 왔다. 내인성 레트로 바이러스를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쓸모없는 쓰레기로 여긴 것이다.

하지만 룬드대학교 요한 야콥슨 교수 연구팀이 밝힌 바에 따르면 내인성 레트로 바이러스는 뇌의 기본 기능에서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어떤 유전자를 언제 발현할 것인지 결정하는 조정자 역할도 맡고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런 내인성 레트로 바이러스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관측하는 건 뇌 세포가 어떻게 활동적이고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연구에선 신경 줄기 세포가 내인성 레트로 바이러스의 활성화 과정을 컨트롤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뇌 질환과 관련한 유전적 요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 탄생할 가능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통 각종 질환에 대한 유전적 요인을 유전자에서 찾지만 현재 조사할 수 있는 건 인간이 가진 유전자의 겨우 2%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선 지금까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던 유전 물질도 연구해야 할 수도 있다. 뇌에 대한 이미지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해지겠지만 신경 퇴행성 질환이나 정신병, 뇌종양 같은 유전 물질과 관련한 질병에 대해 추가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