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터미네이터`, `매트릭스`가 현실로... 인공지능이 두렵다”

세계 정보통신(IT) 업계에서 인공지능(AI)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호킹 박사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까지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빌게이츠, `“터미네이터`, `매트릭스`가 현실로... 인공지능이 두렵다”

빌 게이츠 MS 기술고문은 28일(현지시각)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Reddit)이 개최한 ‘Ask Me Anything(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행사에서 “향후 수십년 안에 인공지능은 우려할만한 수준으로 강해질 것”이라며 “엘론 머스크 CEO를 포함해 나도 인공지능을 위협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고 포브스 및 주요 외신은 전했다.

그는 “기계가 인간을 위해 많은 일을 해줄 수 있지만 ‘초지능(super intelligent)’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엘론 머스크 CEO가 그랬듯 AI가 인간을 위한 것에 그쳐야하며 계속 그 상태를 유지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인간이 초지능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나중에는 기계가 인간보다 지능이 높아져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얘기다.

엘론 머스크 CEO는 지난해 10월 AI 연구를 “악마를 소환하는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어 이달 초 인간친화형 AI을 연구하는 ‘삶의미래연구소(FLI)’에 1000만달러를 기부했다. FLI는 산학계 AI 연구자들이 ‘인간에 도움이 되는 AI 연구’를 위해 만든 조직으로 스티븐 호킹 박사, 조지 처치 하버드대학 교수 등이 참여 중이다.

앞서 스티븐 호킹 박사도 BBC와의 인터뷰에서 “AI 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종말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생물학적 진화 속도가 기술 발전보다 느리기 때문에 AI가 스스로를 재구성해나가기 시작하면 인간보다 앞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외신들은 현재 AI에 대한 연구 수준이 크게 높아져 향후 영화 ‘매트릭스’처럼 AI를 지닌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거나 ‘터미네이터’의 컴퓨터 시스템 ‘스카이넷(Skynet)’이 그랬듯 인간과 비슷한 형태의 살생용 기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빌 게이츠를 포함한 유명 인사들의 우려 또한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는 해석이다.

대표적인 AI 서비스 중 하나가 애플의 음성 인식 기반 서비스 ‘시리(Siri)’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사용자가 이용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계가 스스로 무언가를 배우거나 생각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