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성공을 조심하고 실패는 적게 하라
요즘 스타트업계를 보면 정말 하루가 다르게 창업과 채용 그리고 투자분야의 분위기가 뜨거워 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창업의 시점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올해는 분명 스타트업 창업에 있어 좋은 타이밍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스타트업 창업 열풍의 또 다른 단면에는 스타트업 비지니스의 본질보다는 친구 또는 지인의 회사가 어디로 부터 얼마를 투자 받았고 급여는 얼마를 받고 있는 지에 대한 관심이 더 큰 경우가 있다. 이럴때 일수록 본인들의 비지니스 본질에 대한 재 점검을 통해 비젼과 미션을 흔들리지 않도록 확고히 하는 것이 좋다.
계속 강조하지만 스타트업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EXIT이다.
EXIT의 방법은 굉장히 다양하다. 사업의 종류에 따라서도 다양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IPO나 M&A 뿐만 아니라 최근의 EXIT는 좀더 광의의 의미로 해석 될 수 있다.
며칠전 데모데이라는 스타트업 포털에서 `2014년 100대 스타트업`을 발표 했는데 이들 기업중 몇몇 기업은 설립한지 10년이 다된 기업도 있었고 어떤 회사는 올해 상장 심사를 한다는 루머가 있는 회사도 있으며 어떤 회사는 기업 가치가 1조원에 육박한 회사도 있다.
단 한가지 공통적인 사실은 IPO를 하거나 이미 상장된 기업의 자회사는 한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만약 내년에 상장되는 회사로부터 지분 50.1%를 이미 넘겨준 회사는 스타트업이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EXIT은 성공한 스타트업에게는 최고의 훈장이며 EXIT을 잘한 경영자는 좋은 평판을 그렇지 못한 경영자는 잊혀진다.
현재 스타트업 업계에서 꽤 이름이 알려진 주요 액셀러레이터나 멘토, 투자자들의 공통점은 모두 EXIT를 제대로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크게 주목 받지 못한 경력임에도 EXIT 한번으로 스타트업 업계의 스타가 된 사례도 많다.
그렇다면 이들 스타 투자자와 액셀러레이터들은 실패를 자주 했을까? 사람들의 말처럼 실패를 자주해야 성공한다는 말은 또한 사실일까? 필자의 대답은 "NO"다.
물론 언론에 크게 소개 되지 않고 EXIT을 한 벤처 기업인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례는 실패를 해도 정말 한 두번 뿐이며 우리가 언론에서 가끔 보는 몇번의 실패를 딛고 일어나 성공하는 일은 정말 흔치 않다는 것이다.
2014년 중국 우전에서 열린 월드 인터넷 컨퍼런스에서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20년 전에 항주에서 인터넷을 처음 접했을때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관련 창업을 했지만 대부분이 실패했다. 나 역시 차이나 페이지를 설립했고 이때의 수많은 실패가 없었으면 지금은 알리바바는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마윈은 사업 후 실제 기업으로서 단 한번의 실패를 했으며 알리바바를 만든 후 수많은 실험과 도전에 실패 했지 기업이 실패 했던 것은 아니다.
사실 실패의 횟수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의 질이다. 실패를 통해 결정적인 실패의 원인을 발견해 이를 개선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마윈 역시 알리바바의 초기 전략 중 미국에 무리하게 진출하고자 사용했던 비용이 발목에 잡혀 큰 위기를 겪을뻔 했다. 이후 대외적인 실패의 면을 찾아 개선하고 근본적인 면에서 다시 틀을 잡아 100년을 존속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들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실패보다 더 조심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연한 성공이다. 더 좁게 말하면 젊었을때 경험한 우연한 성공이다. 스타트업은 CEO의 능력에 따라 기업의 존폐가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트업뿐 아니라 모든 기업에도 이는 적용되지만 초기 기업에 있어서는 절대적이다. 사업이란 것이 참 오묘해서 사장의 능력과 관계없이 잘 되는 회사도 적지 않다. 최근 스타트업계에서는 회사이름보다 CEO의 이름이 더 알려진 경우도 많다.
성공할수 있는 요인이 우연히 형성 되거나 시대의 흐름이나 유행 그리고 중국처럼 인구학적 요인으로 성공할수 있는 기반이 자연스레 뒷받침 되면 CEO의 역량과 관련없이 성공해 버리는 게 비지니스다.
많은 스타트업 CEO들은 아무래도 터프한 비지니스 세계의 경험을 한적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회사가 조금만 언론의 스폿라이트를 받거나 유명해지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게 된다. 올라가는 것은 매우 어렵고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스타트업 CEO들 역시 이런 조언을 주변에서 한 두번은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 역시 다시 한번 이들에게 조언한다 "내 이름과 우리 회사 이름이 타인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순간을 위기라고 생각하자. 오히려 그때부터 마음의 고삐를 꽉 잡아야 한다"고 말이다.
자신에 대한 엄격한 기준과 겸손함 그리고 질 좋은 실패를 통한 경험만이 우연한 성공이 아닌 위대한 성공으로 여러분들을 이끌 것이다.
조충연 / 라이브 벤처 대표
jerry@liveventur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