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선 유명 Q&A 코너인 AMA(Ask Me Anything)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지금까지 2번이나 직접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설립자인 빌 게이츠가 직접 답변에 나선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3번째로 이곳에서 독자의 질문에 직접 답변을 달아 눈길을 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질문은 지금까지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건 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빌 게이츠는 외국어를 전혀 모르는 게 조금 유감이라고 답했다. 고등학교 시절 라틴어와 그리스어 수업을 받아서 지금도 지식은 조금 있지만 블어와 아랍어, 중국어 같은 걸 공부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불어는 겉핥기로 공부한 적은 있지만 꾸준하지 못했다고. 그는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가 중국어로 인터뷰한 장면이 대단했다고 부러움을 표시했다.

물론 마크 주커버그가 중국어를 하는 발음은 조금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미국인이 중국어를 한다는 것 자체가 중국인에게 기쁨을 준 건 분명했다. 그는 자신의 아내가 중국계 미국인이어서 처가와의 소통을 위해 중국어를 공부했다고 한다.

빌 게이츠는 얼마 전 인분에서 식수를 만드는 시설(Janicki Omniprocessor)을 찾아 직접 물을 마시는 장면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관한 질문도 있었다. 이런 식수 장치의 성공에 걸림돌이 될 요인이 있겠냐는 질문에 그는 하수 처리라고 답했다.
처리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가난한 국가엔 문제가 될 수 있다. 선진국이 채택 중인 방식을 그대로 개발도상국에 도입하는 건 불가능한 만큼 처리에 필요한 비용을 스스로 발전한 에너지와 정수된 물에 의해 조달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세네갈에서 시제품을 테스트 중이라고. 그는 또 오물 처리는 질병의 위험을 피할 수 있고 주거 환경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은 윈도가 3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다음 30년은 기술적으로 어떤 진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2045년 개인용 컴퓨터는 어떤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빌 게이츠는 이에 대해 다음 30년은 지금까지의 30년보다 훨씬 비약적인 발전이 있을 것이라면서 컴퓨터가 보고 듣고 이해하는 능력, 특히 번역 능력은 10년 안에 매우 발전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직접 보고 움직이는 능력을 갖춘 컴퓨터와 로봇이 생활 속에 스며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으로 모든 걸 기억하는 사람이 물건을 찾는 걸 돕거나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걸 알려주는 개인 비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직접 응용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마다 따로따로 최신 정보가 뭔지 알려주는 방식은 구조가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 개인 비서가 이런 일을 맡고 다양한 단말에서 작동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가벼운 질문도 나왔다. 백만장자가 됐는데 명품 외에 상품을 사느냐, 산다면 어떤 물건이냐는 질문에 빌 게이츠는 지금까지 가장 큰 사치라고 하면 자가용 제트기를 구입한 것이라면서 테니스를 하기 때문에 신발이나 라켓 같은 걸 산다고 말했다.
또 지금도 프로그래머를 직업으로 선택하는 게 안전한 선택이겠냐면서 전문가가 아닌 프로그래밍 작업이 자동화된 컴퓨터로 대체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괜찮다고 말했다. 프로그래밍은 재미있고 자신의 생각을 형성하고 논리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 그는 물론 다음 세대에선 걱정하는 것 같은 흐름이 일부 일어날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프로그래밍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상우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