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선 ETRI 책임행정원, 과학적 시각으로 담은 ‘지의류화’ 개인전 열어

“그림에 우주가 담긴 것 같기도 하고 생명이 꿈틀거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건 보는 이가 판단할 일이죠.”

최근 모리스 갤러리에서 과학적 시각으로 그려낸 ‘지의류화’ 개인전을 개최한 김순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제도협력팀 책임행정원은 “과학이 법칙과 원리를 찾아가는 것이듯 그림도 근원과 본질을 찾아가는 방법은 과학과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순선 ETRI 책임행정원, 과학적 시각으로 담은 ‘지의류화’ 개인전 열어

ETRI ‘인문학 전문교수’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김 책임은 1997년 ‘21세기 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김 책임이 지의류에 천착하게 된 배경은 3년 전 비온 뒤 계룡산을 등산하다 마주치게 된 바위 때문이다.

“바위 위에 암갈색 이끼처럼 보이는 뭔가가 뒤덮은 모습이 마치 병풍처럼 보였습니다. 그 병풍에 압도당한 뒤 깊이 있는 공부를 시작하게 됐죠.”

사실 바위 위 이 ‘병풍’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지의류’로 불리는 균류와 조류의 복합체다. 종류만 2만 가지도 넘는다.

김 책임은 “거리가 사물의 모습을 달리 나타내기에 가시광선이 닿는 거리를 어디까지 봐야할 지 판단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며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를 기준으로 그림을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작업은 주로 출근 전 빛이 드는 아침에 이루어진다. 거리도 중요하지만 빛이 없을 때와 있을 때의 사물의 모습은 또 다른 세상이기 때문이다.

내년 초 두 번째 전시회를 준비 중인 김 책임은 금강미술대전과 대전시 미술대전, 서울미술대상전 입선 경력이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