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시장이 점차 다양해질 전망이다. 국산 주도의 리튬계 전지가 당분가 대세를 유지하지만 플라이휠·플로우 등 차세대 배터리 소재의 추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1일 시장조사 업체인 네비간트리서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540㎿h 규모의 ESS가 구축됐다. 이는 4인 기준 약 5만500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지난해 구축된 ESS용으로 양수발전소가 절반에 가까운 220㎿h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리튬이온(117㎿h)·납축(67㎿h) NAS(54㎿h)을 탑재한 ESS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7년부터 양수발전 비중은 서서히 줄면서 리튬계 배터리가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아울러 미래형 배터리인 공기압축·플로우·플라이휠 전지의 가파른 성장도 예상된다. 반면 납축과 일본 주도의 NAS(나트륨황) 배터리의 성장세는 점차 둔화될 조짐이다. ESS 활용이 주파수조정(FR)용 등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효율에 따른 초기 비용과 제품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수발전은 잉여전력을 이용해 펌프로 고지대 저수지에 물을 저장해 놓고 피크 때 저장된 물을 이용해 발전하는 방식이다. 전기를 다른 에너지로 변환해 저장한 후 공급하는 방식은 ESS와 비슷한 용도지만 대규모 부지를 필요로 하는데다, 초기 구축비용이 많이 든다. 반면 리튬계 배터리는 최근 에너지밀도 향상 등 기술 고도화로 시장이 확대되면서 ㎾당 가격도 매년 5~10%가량 인하하는 추세다.
하지만 향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국산 전지의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리튬 배터리 소재 대부분은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플라이휠·플로우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소극적인 상황이다.
임레 국(Imre Gyuk) 미국 에너지성(DOE) 에너지 프로그램 본부장은 “ESS는 출력이나 용도 등 실제 구축 현장에 따라 다양한 배터리 기술이 요구된다”면서 “한국이 ESS용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국한하지 말고 다양한 배터리 기술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ESS 시장은 한국전력과 스마트그리드사업단 주도로 열리고 있으며, 기술 검증 등의 이유로 리튬계 전지로 제한돼 왔다.
<【표】2014~2019년 글로벌 ESS 시장 전망에 따른 배터리 유형(자료 : 네비간트 리서치 ) 단위 : ㎿h>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