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노테크 2015] 나노 코팅 맥주잔부터 3D프린팅 전시회 동시개최

올해 14회를 맞은 일본 나노테크 2015는 전체적인 규모 자체는 줄어들지 않았지만 예년에 비해 위축돼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시회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일본 대기업들이 전시 규모를 줄이거나 기존에 선보인 기술·제품을 개선하는 수준의 전시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일본 SNT 관계자가 나노 코팅으로 거품을 유지하는 맥주잔을 소개했다.
일본 SNT 관계자가 나노 코팅으로 거품을 유지하는 맥주잔을 소개했다.

그럼에도 나노 기술을 바탕으로 에너지 분야 진입을 노리는 후지필름과 웨어러블·자동차 소재 분야에 강세를 보인 도레이 등 전통적인 나노 산업 강호의 모습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후지필름은 기존에 보유한 필름기술에 나노기술을 접목해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열이 가해지면 전기를 생산하는 나노 열전 물질을 필름 형태로 제작한 제품이다. 이 필름을 뜨거운 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공장의 파이프나 굴뚝 등에 감으면 열로 손실되는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 재사용할 수 있다.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리모컨 등에도 이 필름을 바르면 체온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별도 충전이나 건전지를 교환할 필요가 없다. 한국처럼 바닥 난방을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이 필름을 장판 밑에 깔아 난방을 하면서 에너지를 재활용할 수 있다.

차량 경량복합소재 분야에 강점을 가진 도레이는 가벼우면서 강도가 강한 차량 소재에 안전성을 고려한 기능까지 추가했다. 차량 부품에 사용되는 소재 내부에 나노 크기의 미세 기공을 넣어 탄성을 부여했다. 충돌시 깨지거나 부서지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휘어지며 충격을 흡수한다.

올해 처음으로 함께 열린 3D프린팅 전시회는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일반 압출적층방식(FDM) 데스크톱 3D프린터에서 산업용 대형 메탈페이스트 3D프린터까지 다양한 제품군이 출품됐다. 주로 프린터 장비 위주로 전시가 이뤄졌지만 나노 기술을 프린팅 소재에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다카히로 마쓰이 나노테크 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3D프린팅은 장비 공정기술과 소재 분야에서 나노 기술과의 접목 가능성이 높다”며 “나노 분야 최대 전시회인 나노테크와 동시 개최로 산업 간 횡적 교류와 시너지를 제고하고자 한다”고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는 생활 밀착형 아이디어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맥주잔 내부에 소수성 나노필름을 코팅해 맥주거품이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신선도를 유지하는 제품과 나노 셀룰로스 소재 투명종이로 만든 여드름 반창고 등이다.

한국관은 올해 일본 나노테크 집행위원회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13회 연속으로 전시회에 참여한 것은 물론이고 점점 규모를 키워오면서 올해 처음으로 독일관을 제치고 국가관 중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됐기 때문이다. 나노융합산언연구조합·KOTRA 부스에는 오는 7월 개최될 나노코리아 2015 참가 문의를 하는 해외 국가관 관계자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대상은 일본 키옌스가 분해능 깊이 0.5nm를 측정하는 현미경으로 수상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