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계, 실적 부진으로 우울한 출발…현대차는 내수도 감소

1월 국내 자동차 업계가 해외 수출 물량 감소 등 악재로 부진한 판매 실적을 보였다. 특히 국내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자동차는 내수와 수출 실적이 동반 감소하면서 올해 영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현대자동차는 1월 국내에서 5만413대, 해외에서 33만5445대를 포함해 총 38만5868대를 판매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 7.3%, 6.7%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 대부분 실적이 부진했던 가운데, 현대차는 유일하게 내수 판매까지 감소해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 업체 간 경쟁 가열, 수입차 공세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흥 시장 성장 둔화, 환율 변동 불확실성 등 어려운 시장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대내외 환경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자동차는 1월 국내에서 3만6802대, 해외에서 21만5972대를 포함해 총 25만2774대를 팔았다. 국내 판매는 쏘렌토와 카니발 신차 효과가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지만, 해외 판매는 근무 일수 감소로 3.3% 줄어, 전체 판매량은 1.8% 하락했다. 기아차는 해외 시장에서 ‘제값 받기’ 등 내실 경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다.

한국지엠은 내수 시장에서 선전했지만 수출 물량 감소를 이기지 못하고 판매 실적이 악화됐다. 수출은 7% 감소한 3만9736대, 내수는 9% 증가한 1만1849대로 집계됐다. 스파크 판매가 32.8% 늘고, 말리부 역시 13개월 연속 판매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쉐보레 브랜드 유럽 철수로 인한 수출 물량 감소 여파가 1년 넘게 이어졌다.

쌍용자동차 역시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수출이 43.4%나 감소하며 전체 판매량은 11.3% 감소한 1만321대로 집계됐다. 내수 판매는 티볼리 신차 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25.2% 늘어난 6817대를 기록했지만 수출 물량 감소를 만회하지 못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닛산 로그 수출 증가에 힘입어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다. 내수 시장에서 5739대, 수출 시장에서 1만1045대를 포함해 전년 동기 150.6% 상승한 1만6784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내수 판매는 27.5% 늘어난 반면 수출 물량은 402.5%나 늘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 1월 실적 및 전년 대비 증감률(단위 : 대, 자료 : 각사 취합)〉

국내 자동차 업계, 실적 부진으로 우울한 출발…현대차는 내수도 감소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