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내 소프트웨어(SW) 인력의 직무역량을 강화하고자 고강도 조치에 나선다. 사내 모든 SW 인력은 지난해 회사가 도입한 SW 인증을 올해 안에 획득해야 한다. SW 직군의 능력 상향평준화를 꾀하려 평가제도도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네트워크, 무선, 영상디스플레이(VD) 등 각 사업부의 전 SW 직군 직원에게 ‘SW 인증 1단계 취득’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독려하고 있다. 이 인증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도입한 사내 SW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로 지난해 9월 20일 첫 시험이 치러졌다.

회사는 지난해 1단계를 취득한 인원에게 올해 안에 2·3단계로 진급할 것을, 1단계 탈락 인원에게 1단계 필수 취득을 강조하고 있다. SW 인증은 인사고과와 연결되는데다 난이도가 높아 새해 벽두부터 사내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지난해 시험 후에는 SW 직군 인력 전체를 한자리에 모아 ‘우수사원’으로부터 문제풀이를 듣도록 했다. 당시 선발된 우수사원은 3~4년차 주니어급으로 이들의 문제풀이를 연차와 직급에 관계없이 모두 듣고 복습하도록 유도해 사내에서는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SW 직군 평가방식도 강화된다. 지난해까지 개발일정 준수 항목을 제외한 기타 평가항목은 평가자 주관에 따라 피고과자의 업무역량이 평가됐지만 올해부터는 표준화된 평가지표를 적용토록 했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 개발 분야라면 개인이 작성한 프로그램 수가 기존 개인업무와 외부로부터 할당된 프로그램을 합쳐 90%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인사고과 등 개인평가에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는 SW 역량을 강화해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IoT)을 전사적 미래 역량으로 육성하려는 삼성전자의 강도 높은 조치다. 그동안 TV, 스마트폰 등 우수한 하드웨어(HW) 기반 확보에 주력했던 것과 달리 구글, 애플처럼 SW 역량을 키워 HW와 SW 모두에서 초일류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수원 근무 SW 인력 일부를 오는 5월 입주 예정인 서울 서초구 우면동 연구개발(R&D) 센터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관계자는 “최근 회사의 조치는 개인이 자발적으로 프로그래밍 등 SW 역량 개발에 집중하게 하려는 의미가 있다”며 “개발 일선에서 물러나 관리직으로 있던 고연차 인력도 SW 인증을 획득해야 하는데다 지난해 무선사업부 SW 인력 불시 재배치도 있었던 만큼 관련 인력이 느끼는 긴장감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