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자기계발 없이는 기업 경쟁력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바야흐로 무한경쟁시대다. 자고 일어나면 시장 순위가 바뀐다. 아무리 빼어난 기술이나 제품이라도 시장 기대수명은 6개월에 불과하다. 치열한 글로벌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업은 경쟁력 향상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기업의 흥망성쇠를 기업 경쟁력이 좌우하고, 그 경쟁력은 조직 구성원의 개인 역량에서 비롯된다는 게 요사이 우리 기업의 보편화된 인식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직원 역량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회사가 역점을 두는 직원 역량강화의 핵심은 ‘자기계발’이다. ‘나의 경쟁상대는 다름 아닌 바로 나’라는 의식을 구성원 모두에게 전파하는 동시에 각 기업은 직원에게 다양한 자기계발 환경을 제공한다. 자기계발 정도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강제형’, 스스로의 결정에 맡기는 ‘자율형’, 복리후생에 포함하는 ‘복지형’ 등 그 형태도 다양하다.
삼성그룹은 지난주부터 각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2015년 목표관리제(MBO) 목표치를 취합 중이다. 삼성은 1970년대부터 일찌감치 MBO제를 도입했다. 최근 들어서는 업무역량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기계발 방안을 주관식으로 작성해 제출토록 했다. 목표 달성 여부는 연말 인사고과와 성과급에 반영된다. 회사는 어학, 자격증, 자원봉사 등 직원마다 관심 있는 분야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삼성전자의 한 대리급 직원은 “계열사, 사업부마다 차이는 있지만 2차에 걸쳐 MBO를 제출, 부서장과 상담해 결정한다”며 “결과 달성 여부가 인사고과에 반영되므로 매년 실현 가능성과 목표달성 방안, 업무와의 연관성 등을 신중하게 고민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과 LG그룹, SK그룹, 롯데그룹 등은 삼성의 MBO와 같은 별도의 취합을 하지 않지만 자발적인 자기계발 지원 제도를 갖추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013년 울산 등 주요 사업장의 2교대 전환에 따라 직원의 문화·여가 활동증진을 위해 ‘2교대 포인트’를 도입했다. 반기마다 개인에게 70만 포인트씩을 지급한다. 직원은 사업장 소재 지역 내 주요 가맹점에서 자기계발, 문화활동, 건강증진, 여행 등의 목적으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LG그룹은 경기 이천시 소재 LG인화원과 사내 온라인 포털 등을 적극 활용해 직원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인문사회, 어학 등 원하는 분야를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등의 강제성은 없다. 이와는 별도로 직원이 추가 자기계발 학습을 원하면 비용, 업무 연계성 등을 살핀 후 적극 지원한다. SK그룹도 이와 유사한 시스템을 운영한다.
롯데그룹은 전 계열사 직원이 수강할 수 있는 통합 교육포털을 운영해 이곳에서 연간 4학점을 의무 이수하는 ‘그룹 학점제’를 운영하고 있다. 통합교양은 물론이고 계열사별 특성에 맞는 강좌도 마련해 업무 연관성도 확보했다. 이를 이수하지 않는 직원은 승진 심사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롯데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부그룹은 연초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개인과 업무별로 삼성의 MBO와 유사한 핵심성과지표(KPI)를 제출하도록 해 목표달성 여부를 연말 인사고과에 반영한다. 일반 KPI와 조금 다른 것은 계량화할 수 있는 업무 관련 요소의 평가와 더불어 자기계발 등 개인역량 강화 분야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